[신종 코로나] 산업계 전반 ‘올스톱’..자동차·항공·유통 등 ‘코로나멈춤’ 현상

김형규 기자 승인 2020.02.10 14:50 | 최종 수정 2020.02.10 14:52 의견 0

[한국정경신문=김형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 조짐을 보이며 국내 산업계가 ‘멈춤’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의 모든 공장이 10일 멈춰 선다. 쌍용자동차 역시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 5곳 중 3곳이 차량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의 타격은 비단 자동차업계뿐만이 아니다. 항공업계·여행업계·유통업계는 물론 식당가와 극장가까지 ‘코로나 멈춤’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 자동차 업계, 중국산 부품 의존도 30%

신종코로나 여파로 중국에서 들여오는 일부 부품 재고가 바닥나면서 현대차 울산공장 모든 생산라인이 지난 7일 가동 중단됐다. (자료=연합뉴스)

국내 완성차 자동차 업체의 경우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내 공장 가동을 중단한 여파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7일 울산 1~5공장을 시작으로 아산공장이 멈춰 섰고 10일 전주공장마저 완전 가동 중단(트럭, 버스라인)에 들어가면서 전국 모든 공장이 생산을 중단했다.

기아차 역시 소하리공장을 시작으로 화성공장과 광주공장 모두 생산 중단 상태다. 11일 생산 재개가 결정된 공장을 현재 현대차 울산2공장과 기아차 화성공장뿐이다. 나머지 공장을 12일부터 가동이 재개될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이미 이달 초부터 공장 생산라인이 멈춰 선 쌍용차는 12일까지 전 차종 생산을 중단했다.

한국 자동차 업계의 중국산 부품 의존도는 30%에 달하며 대부분 단순 조립 부품들이다.

결국 중국 현지 상황만 바라봐야 하는 상황에서 업계는 공장 재가동 일정조차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 항공업계, 여객·화물 수송량 동시 감소

항공업계도 타격은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792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1월 중순부터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중국노선 수요가 급감한 점이 부진한 여객실적의 주요인이다.

국제선 화물 수송량도 줄었다. 1월 전국공항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3만1000톤으로 전월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특히 중국행 물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단거리 노선화물 수송량이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

이에 최근 에어서울은 희망자에 한해 최장 3개월 단기 휴직을 받기로 했다. 또 제주항공은 무급휴가를 단행했고, 티웨이항공 역시 다음 달전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가 1월부터 확산된 것을 고려하면 2월 수송량 데이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1분기가 지나야 여객과 화물 수송량이 정상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여행업계, 신종 코로나 직격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하다. (자료=연합뉴스)

여행업계는 신종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은 물론 태국과 싱가포르를 다녀온 여행객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으며 여행 취소가 속출하고 있다.

여행업계는 일본여행 불매 여파에 이어 코로나 악재까지 겹치며 패닉에 빠졌다.

이에 업계 1위 하나투어는 이달 예약률이 전년보다 60% 이상 줄었다. 이에 1년 이상 재직하면 안식년을 신청할 수 있게 하고 근무시간 단축신청도 받기로 했다.

모두투어에서는 40살 이상 직책이 없는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 롯데백화점 본점, 1979년 개장 이래 첫 휴점

지난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국내 23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롯데백화점 본점은 7일 오후부터 9일까지 전염병 방역을 위해 임시휴업에 들어간 바 있다. (자료=연합뉴스)

유통업계도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사흘간 휴점에 들어갔던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 본점의 이 기간 매출 손실 규모는 600억원을 넘어섰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문을 닫은 것도 1979년 개점 이래 처음이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본점은 물론 제주점까지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은 제주점이 지난 2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가 7일 영업을 재개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하루 매출이 80억~100억원, 제주점은 30억~50억원이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롯데면세점 매출 중 약 10%를 차지한다.

롯데·신라면세점은 물론 신세계면세점까지 시내 면세점 단축 영업이 들어가면서 매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마트는 군산·부천점에 이어 지난 주말 23번 확진자가 다녀간 마포공덕점까지 휴업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매장 규모에 따라 평일 매출이 3억원 수준이다. 전체 매출 피해는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식당가·영화관 손님 발길 ‘뚝’  끊겨

신종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기피함에 따라 식당가도 비상이 걸렸다.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회식 손님도 발을 끊은데다 졸업식과 입학식 등 2월 대목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영화관도 관객이 뚝 줄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8~9일) 극장을 찾은 총 관객은 81만9910명이다.

이는 직전 주말(1~2일)의 82만3천685명보다 3천775명 줄어든 것이다. 설 연휴였던 그 전 주말(1월 25~26일)의 272만8천692명보다는 3분의 1 넘게 감소했다.

특히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으로 영화 특수를 노려볼 만한 상황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극장가로서는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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