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보트 쥔 국민연금' 한진그룹 모녀는 "조원태 지지"..조현아와 정면대결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2.05 09:44 의견 0
지난 4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 지지의사를 전했다. (자료=MBC뉴스데스크)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편에 서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한진그룹은 이명희 고문과 조 전무가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지난 4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차기 경영권 싸움은 총수 일가와 이에 반기를 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필두로한 반 조원태 연합간 싸움으로 굳어졌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동생인 조원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일찌감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과의 공조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명희 고문과 조 전무가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들이 조 회장의 편에 서게 되면서 향후 경영권 싸움은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전망이다.

KCGI는 한진칼 지분의 17.29퍼센트, 반도건설은 8.20퍼센트를 각각 보유해 조 전 부사장(6.49퍼센트)과 연합할 경우 31.98퍼센트에 달하는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조 회장(6.52퍼센트)은 조 전무(6.47퍼센트)와 이 고문(5.31퍼센트)이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18.3퍼센트의 지분을 확보했다. 여기에 우군인 델타항공(10퍼센트)과 카카오(1퍼센트) 그리고 특수 관계인 지분(4.15퍼센트) 등을 더하면 33.45퍼센트의 지분 확보가 가능해졌다.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의 지분율을 넘어서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지분율은 공히 40퍼센트를 넘지 못한다. 이 경우 주주총회에서의 안건 통과를 위해 약 40퍼센트의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는 가정 하에 양측 모두 7~10퍼센트의 지분율 확보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4.11퍼센트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어느쪽에 서느냐가 캐스팅 보트가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 이외 국내외 기관투자자, 소액주주 등의 표심도 중요해졌다.  

현 상황에 대해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타주주 중 외국인과 기관, 소액주주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가 변수"라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는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외부 자문기관의 보고서에 근거해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 자문기관의 역할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양 연구원은 이어 "외부 자문기관에서 조원태 대표이사의 연임을 반대할 만한 뚜렷한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제하며 "조 전 부사장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부각할 KCGI측 논리에 대한 외부 자문기관의 평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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