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 올 잠재성장률 2.5%” 추산..1년새 0.2%포인트↓

장원주 기자 승인 2020.01.29 07:39 의견 0
국가별 잠재성장률 추산 추이. (자료=OECD)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2%포인트 낮아진 2.5%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밝혔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뜻이다.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생산성 증가세 둔화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29일 OECD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5%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잠재성장률은 노동력과 생산설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기를 과열시키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장세로 경제의 기초 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OECD 추산치를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의 하락 속도는 OECD 회원국 중에서 빠른 편이다. 한국보다 잠재성장률이 빨리 떨어진 나라는 터키(4.4%→4.0%), 아일랜드(4.0%→3.4%), 아이슬란드(2.9%→2.5%) 세 곳뿐이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7.1%에 달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5%대로 꺾인 이래 줄곧 하락하고 있다. 2009년 금융위기 때 3.8%로 낮아지며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고 2018년 2.9%로 하락하며 2%대에 들어섰다. 내년 잠재성장률은 올해보다 0.1%포인트 더 깎인 2.4%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잠재성장률 하락의 배경으로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생산성 증가세 둔화가 요인으로 지적된다.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감소폭이 커진다. 장래인구추계 상 생산가능인구는 2018년 7만4000명 증가했다가 지난해 5만6000명 감소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올해에는 감소 폭이 23만1000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33만8000명으로 줄면서 30만명대 감소가 나타날 전망이다.

여기에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낮아지며 우리 경제의 혁신 속도도 느려진 것으로 분석된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가가치의 증가분이다. 생산과정에서의 혁신과 관련이 있다.

청년 인구가 줄고 생산성 증가율이 감소하면 우리 경제는 앞으로 2%대 성장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제기된다.

잠재성장률이 급락해 나라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 곳은 일본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1992년만해도 3.1%의 잠재성장률을 기록했지만 1993년 2.5%, 1994년 2.0%로 떨어졌다. 2002년에는 0%대에 진입한 이후에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장기 추세상 잠재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도 “(잠재성장률보다도 크게 낮은) 2% 내외의 낮은 실질 성장률은 일시적인 침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저성장의 함정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