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선정 입찰 앞둔 스포츠토토, 중독의존 매출에서 레저문화로 탈바꿈 필요

차상엽 기자 승인 2020.01.14 13:20 | 최종 수정 2020.01.14 14:04 의견 0

2014년 대비 2018년 사행산업별 도박 중독유병률 증가율 (자료=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한국정경신문=차상엽 기자] 사행산업 중 가장 높은 매출액은 약 7조5000억원의 경마다. 하지만 매출 증가율은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가 12.9%로 가장 높다.

스포츠토토는 지난 2008년 1조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꾸준히 증가해 10년 만에 2.97배로 불어난 4조7000억원으로 조사됐다. 해당 기간 카지노 10.8%, 복권 5.6%의 매출 증가율과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국내 합법사행산업은 총 7종이다. 스포츠토토, 복권,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소싸움 등다. 지난 2018년 국내 사행산업 전체 매출액은 22조3904억원이다. 경마 7조5376억원, 스포츠토토 4조7428억원, 복권 4조3848억원, 카지노 3조254억원, 경륜 2조515억원, 경정 6210억원, 소싸움 273억원 순이다. 

이처럼 사행산업 매출이 증가하면 기금 조성액이 늘어난다. 하지만 도박을 권해 세수를 확보한다는 비판이 따를 수 있다. 때문에 중독되지 않고 재미로 소액 구매하는 소비자를 기반으로 사행산업 매출이 증가해야 국민에게 해를 미치지 않으면서 공익사업 재원을 늘리는 일거양득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포츠토토 매출의 급성장 이면에는 스포츠토토를 구매하는 사람들의 중독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스포츠토토의 도박중독유병률은 2014년 대비 2018년에 56.6%나 증가했다. 사행산업 중 도박중독유병률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19년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통해 치유 및 재활을 받은 스포츠토토 중독자는 269명이다. 지난 2014년 79명에서 약 3.4배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은 중독자가 줄었고 복권과 소싸움은 중독자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도박문제관리센터를 찾지 않은 중독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중독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포츠토토 도박중독유병률의 증가 및 도박중독자 수 증가는 스포츠토토 사업의 건전화 평가에서도 잘 나타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매년 실시하는 건전화 평가에서 스포츠토토의 현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는 89.8점으로 총 9개 평가대상 기관 중 6위, 건전화 관련 제도 및 규정 항목은 77.5점으로 평가지표 중 최저 점수를 기록했다.
 
합법 사행산업은 규제를 가할 경우 풍선효과로 불법 사행산업이 커지고 사회적 해악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때문에 차선책으로 합법 사행산업을 국가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민간 사업과 달리 사행산업은 국민이 소액 구매로 중독되지 않고 건전한 레저문화로 즐기는 가운데 매출이 증가해야 한다.
 
지난 2001년 스포츠토토가 도입된 후 한국타이거풀스, 오리온, 케이토토에 이은 차기 스포츠토토 사업자 선정 입찰이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과몰입자에 의존해 매출 성장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 안목으로 건전한 사업철학과 실력을 갖춘 수탁사업자 선정을 통해 스포츠토토가 건전한 국민 레저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체육진흥을 위한 국민체육진흥기금도 늘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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