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동자들 50년 만에 거리로..'무노조 경영' 탈피한 노사 관계 본격 시험대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5.24 13:55 의견 0
포스코 노동조합이 24일 창사 50년 만에 임단협 관련 '거리 출정식'을 갖고 사측과 본격 협상에 돌입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자료=포스코 노조)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지난해 대표교섭 노동조합을 출범한 포스코가 올해 사상 첫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 돌입했다.

사실상 50년간의 '무노조 경영'을 종료하고 나서는 첫 임단협 협상인 만큼 포스코의 위기 관리 능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노사 간 소통 및 문화 정립, 위기관리능력 등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더욱이 삼성과 함께 '무노조 경영'의 대명사로 꼽혔던 포스코가 임단협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포스코 대표교섭 노동조합인 한국노총 산하 포스코노동조합은 24일 출정식을 하고 회사 측과 임금·단체협상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7시30분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1문 앞에서 열린 포스코노조 출정식에는 노조 조합원과 한국노총 금속연맹 조합원 300여명이 참가했다.

노조는 이번 교섭이 포스코 노사가 벌이는 사상 첫 임단협 협상인 만큼 '상생과 참여의 노사문화 조성'과 '조합원 노동조건 향상' 등을 교섭 목표로 내세웠다.

이번 협상을 통해 상생과 참여의 노사문화 조성을 위한 노동이사제를 도입, 경영성과 배분제 개선 요구, 임금 피크·호봉 정지 폐지, 정년 연장과 정년 퇴직 연말 1회 실시, 상여금·수당의 통상임금 산입 등을 통한 조합원의 노동조건 향상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노조측의 설명이다.

김인철 위원장은 "30년 만에 제대로 된 임단협을 앞두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회사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경영 횡포를 막고 노동존중 포스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1968년 포항제철 창립 이래 포스코는 사실상 무노조 상태였다. 1988년 일부 노동자들에 의해 포항제철노조를 결성했지만 3년 만에 와해됐다. 이후 민주노조 설립 움직임이 계속됐지만 번번이 실패한 뒤 1997년 세워진 노경협의회가 노조 역할을 대신해왔다.

현재 포스코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산하 복수 노조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9월 민노총 포스코지회가 결성된 이후 기존 기업노조가 한노총 계열 노조로 확대 출범한 뒤 조합원수 과반수 지위 확보를 통해 한국노총 노조가 대표 교섭권을 획득해 2년간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상 등 교섭을 주도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수는 현재 7000여명, 민노총 소속은 2500여명이다.

포스코 노조로서도 민주노총 계열인 복수노조 조합원들이 다수 있는 만큼 '거수기'가 아닌 강경 투쟁 기조를 보일 수밖에 없어 포스코 노사 관계는 한 치 앞을 전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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