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리포트 돈 내야 믿을수 있나..메리츠종금증권, 유료 리포트 최초 계약 체결

유길연 기자 승인 2019.05.23 15:36 | 최종 수정 2019.05.23 17:01 의견 0
메리츠종금증권이 업계 최초로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투자 리포트 유료 제공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리포트 신뢰성 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자료=메리츠종금증권)

[한국정경신문=유길연 기자] 메리츠종금증권이 업계 최초로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투자 리포트를 유료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메리츠종금증권 투자 보고서 신뢰성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무료로 제공하는 투자리포트의 신뢰도가 높다면 따로 유료 계약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업계 최초로 외국계 자산운용사에 리포트를 유료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 초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요청으로 리서치 보고서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부수 업무를 신규 등록한 바 있다. 이후 계약이 진행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투자 리포트 유료화의 첫 사례가 된다. 

이에 대해 메리츠종금증권이 최근 불거져 나온 투자 리포트 신뢰성 문제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리포트 신뢰성 문제는 다른 증권사들보다 두드러졌다. 지난 3월 말 기준 메리츠증권 투자 보고서의 1년간 기업 투자등급 ‘매수’ 비중이 약 98%로 18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매도 등급을 보고한 경우는 단 한건도 없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투자자들에게 거의 모든 기업의 주식을 사라고 권한 셈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고 기관투자자들에게는 돈을 받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내 증권사들의 투자 리포트의 신뢰성에 대한 의심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비슷한 내용에 유독 낙관적인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가·실적과 차이가 큰 괴리율(전환사채의 고 · 저평가 여부를 알려주는 지표)을 담고 있는 것도 문제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해당 자산운용사에서 먼저 요청한 것이라 리포트 신뢰성과는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에서 특별한 리포트를 기획해 기관투자자들에 판매를 제안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계약으로 자산운용사에 제공하는 리포트는 현재 공개된 리포트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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