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내년부터 승자독식 구조 개편..중·하위권 경주마 상금 재배분

이혜선 기자 승인 2019.12.26 18:06 의견 0
지난 9월 26일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이 한국마사회 창립 7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자료=한국마사회)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한국마사회가 상금 양극화와 승자독식 구조 등 그동안 지적돼왔던 제도와 관행을 개선키로 했다.

한국마사회는 내년 1월부터 상금구조 개선 등 3개 과제를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부산에서 발생한 기수 사망사고와 관련해서도 경찰수사 결과에 따라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재차 입장을 전했다. 앞서 마사회는 기수 사망사고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사고 직후 관련된 내용 일체를 경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은 "한국경마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려던 노력이 경마와 말 산업 전반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 사실이나 경쟁 심화에 따른 부작용도 이제는 면밀히 검토해봐야 될 때"라며 "관계자뿐 아니라 고객과 함께 낡은 제도와 관행을 바꾸고 동반성장·상생할 수 있는 미래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마사회는 최우선으로 승자독식의 상금구조 개편을 단행하기로 했다. 1위 순위 상금 비중을 조정해 중·하위권 경주마 관계자들에게 상금을 재분배한다. 상금편중 현상을 완화하려는 것이다.

기승 제한 시스템도 운영한다. 승률이 중·하위권인 기수의 기승(경주마에 올라 경주에 출전) 횟수를 보장해 상위권 기수의 부상 방지와 기승 독점을 막는다. 모든 기수의 안정적인 선수 활동을 보장하려는 것이다.

특히 부산경남경마공원(부경)은 경마시행규모 등을 고려해 1인당 1일 7회로 기승 횟수를 제한해 중·하위권 기수의 소득 안정성을 더욱 높일 방침이다. 현재 부경은 조교사·기수 등 경주마 관계자의 자율적 협의가 있을 때 특정 기수가 당일 모든 경주에 기승할 수 있다.

외마사 제도도 최초로 도입한다. 조교사 면허를 보유한 자가 경주마 훈련·관리가 가능한 외부마사를 확보해 조교사 개업을 희망할 경우 경주출전을 허용하는 제도다. 면허 취득 이후 조교사로 개업하기까지의 대기가 길다는 점과 심사과정·결과의 시비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서울과 부경 등 경마공원 내에서의 조교사 개업·활동만을 허용하고 있었기에 조교사 자리가 가득 찼을 경우 면허보유자가 신규로 개업하기 어려웠다.

마사회는 한국경마 70여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마사 제도를 도입하고 경주마 마사운영 제도를 혁신하기로 했다. 조기에 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발생 가능한 문제점에 대해 조교사·기수 등 경마관계자 등의 의견 수렴을 통해 시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마사회는 기수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조교료(경주마 훈련비) 상향, 조교 전문기수 활성화, 전직 지원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경마제도 개선방안을 내년 1월부터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

김낙순 회장은 "故 문중원 기수 사망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경마팬과 경주마관계자·마사회가 협력하고 재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찰 수사 중인 경마 불공정 의혹과 관련해서도 "경마 공정성 확보, 고객 보호 측면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라며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 조속한 시일 내 진상을 밝히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책임자와 관련자를 엄정히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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