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신도시 ‘줍줍’ 노리는 사람 많아..청약미달 불구 현장에선 "낙관적" 전망

지혜진 기자 승인 2019.12.09 16:32 | 최종 수정 2019.12.09 19:30 의견 0
2019년 인천 검단신도시 분양단지 청약경쟁률 현황 (자료=부동산114)

[한국정경신문=지혜진 기자] 최근 검단신도시의 체감적 현장 분위기는 저조한 청약성적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검단신도시의 최근 청약 미달 사태를 근거로 향후에도 미분양을 우려한다. 하지만 분양 관계자나 검단지역에서 분양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건설사 관계자들은 현재 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미분양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9일 대광건영 견본주택 소장은 최근 검단에서 분양한 “대광로제비앙 물량을 이달 안으로 모두 소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단지는 2순위까지 청약을 받았지만 전 주택유형에서 미달이 난 곳이다. 그럼에도 소장이 ‘완판’까지 자신하는 이유는 선착순으로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아서다.

그는 “최근 분양된 호반써밋은 계약률 80% 정도로 모두 소진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당계약 3일간 60% 정도면 한 달 안, 80%는 10일 안에 완판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까지 검단의 분위기가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서울 규제가 심해지면서 수도권으로 눈을 돌린 투자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경쟁률이 낮은 곳인 만큼 청약통장을 쓰지 않고 미분양을 기다렸다가 분양권을 구매하려는 사람도 있다”고 부연했다.

청약경쟁률로 검단신도시 상황을 가늠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도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올해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분양된 단지의 청약경쟁률은 높지 않다. 올해 검단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예미지트리플에듀도 2.71대 1에 그쳤다. 그다음은 지난 1월 분양한 우미린더퍼스트로 2.69대 1이다. 청약 미달이 난 단지도 많다. 대방노블랜드1차 0.07대 1, 검단파라곤1차 0.3대 1, 대광로제비앙 0.5대 1, 노블랜드에튜포레힐 0.87대 1 등이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검단이 원래 경쟁률이 높게 나오는 지역은 아니다. 분양 후 미분양분이 나오면 그 물량이 소진되는 양상을 보이는 곳이다”라며 “중요한 것은 경쟁률이 아니라 분양 후 한두 달이 지났을 때 다 팔렸느냐 아니냐다”라고 설명했다.

대광건영 소장도 같은 반응이었다. 법적으로 미분양 아파트는 주택으로 인정이 안 돼서 투자용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쟁률이 없다고 판단된 미분양 아파트의 분양권은 10개든 30개든 소유권을 이전하기 전까지는 주택으로 쳐주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미분양 아파트를 선호하는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 백정렬 과장도 “검단은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나 현장 분위기를 보면 ‘줍줍’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단이 인천 중에서도 여의도나 상암으로 접근하기 좋다 보니 수요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줍줍’은 다주택 현금부자들이 신규 아파트의 미계약 물량을 사들인다는 속어다. 줍고 줍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지난 10월 말 기준 미분양주택현황을 봐도 그렇다.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후미분양 현황을 보면 인천은 총 570가구다. 인천 미추홀구 239가구, 중구 230가구, 남동구 90가구, 서구 9가구 순이다. 검단신도시는 서구에 있다.

당시 국토부 주택정책과 담당자는 “인천지역은 최근 미분양이 몇 달 사이에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검단신도시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검단을 비롯한 인천 전체가 신도시 물량이 넘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검단 말고도 투자할 곳이 많은데 왜 무덤으로 들어가려고 하느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검단신도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분양 무덤’으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 10월 국토부가 ‘대도시권 광역교통2030 비전’을 통해 인천 1,2호선 연장, 공항철도 계양역~지하철 9호선 직결 연결(예정) 등의 계획을 발표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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