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스토리] 일년 내내 '크리스마스 칸타타 데이'라면 어떨까 싶습니다

강재규 선임기자 승인 2019.12.08 06:00 | 최종 수정 2019.12.08 08:33 의견 0

뮤지컬 크리스마스 칸타타의 한 장면 (사진=그라시아스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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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잊어가는 시대에 가슴 찡한 무대

그리스도의 진정한 희생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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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강재규기자]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가 생소해지기 시작한 걸 많은 분들이 느끼실 겁니다. 연말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지만 길거리나 다중이 모이는 장소마다 너무도 조용해진 때문이지요. 음원회사나 작곡가협회에서 저작권료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로 짐작됩니다. 그래서 해마다 오는 크리스마스지만 길거리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도 덜 보이는 것같습니다. 당연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받는 일도 많이 없어졌나 봅니다. 연인들이나 가족들간에 평소에 선물을 주고 받으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의 때문인지, 아니면 경기가 어려우니 선물을 주고 받는 것도 부담으로 느껴진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무렵이면 가까운 사람에게 줄 선물을 어떤 걸로 할까 하며 거리나 백화점을 온 종일 돌아다닌 기억들도 있을 겁니다. 그 추억이면 넉넉할 것같습니다. 우리 마음 한 켠에 그 따스한 마음이 남아있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그처럼 유형의 선물을 주고 받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이지만, 굳이 유형의 선물이 아니더라도 훨씬 더 값어치있고 소중한 선물도 있을 법합니다. 추운 겨울이니 언 마음을 녹여줄 따스한 마음 한 조각이면 족하지 않을까요.

제1막 에수의 탄생 중 한 장면 (사진=그라시아스합창단)


그런 가슴 따스한 이야기가 지금 북미주 28개 주를 돌아 '본토'나 마찬가지인 우리나라에서도 전국 18개 도시 투어에 들어간, 가슴 찡하고 따스한 무대를 소개합니다. 굳이 소개랄 것도 없을 듯합니다. 설립된지 벌써 19년째 된다고 하니 아는 분들은 다 아실것이기 때문입니다. 70명의 오케스트라와 50명의 단원이 만드는 '천상의 하모니' 그라시아스 합창단이 그들입니다. 

지휘자는 러시아 태생의 보리스 아발리안입니다. 그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합창 지휘자로 2008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첫 지휘 후 합창단을 세계적인 합창단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라고 합니다. 아발리안 지휘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언어가 아닌 마음을 전달하려는 자세가 더 아름답다"며 "단원 한사람 한사람 다 특별한 사람이고 노력하며 발전해가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가슴따스한 이야기는 요즘처럼 각박한 시대에 딱 어울리는 무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오페라·뮤지컬·합창’ <Amazing Stage>가 그것인데요, 벌써 국내 지방 공연부터 들어가 지난 6일부터는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답니다. 이 공연은 사흘간 경기도 고양시에서의 공연을 마치고 다시 지방 순회공연을 다녀온 뒤인 오는 12월 18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연을 펼치게 됩니다.

그간 국내 공연만도 750여회에 연 동원 관객만도 150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단일 공연으로 이 정도 연 인원을 동원할 정도면 정말 대단합니다. 어릴적 소중한 크리스마스 추억을 아련히 간직하고 계실 할머니 할아버지들로부터 초중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가 감동하는 마법같은 공연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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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랑, 시간이 가도 변할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가치

나만 위해 살아가는 현대..더 소중한 것을 위해 나의 전부를 바칠 수 있는 것은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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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칸타타’는 총 3막(오페라, 뮤지컬, 합창)으로 구성됐으며 120분간 인터미션 없이 진행됩니다. 1막은 ‘예수’ 탄생으로 집약되는 인간에 대한 신의 조건 없는 사랑을 그린 오페라인데요, 2천 년 전 로마의 압제를 받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원자 메시야를 기다리는 간절함과 어둡고 추운 구유에서 예수 탄생의 과정을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주력했습니다. 

뮤지컬로 선보이는 2막에서는 오 헨리의 단편소설인 ‘The Gift of Magi(크리스마스의 선물)’의 스토리를 토대로 했습니다. 2막은 편집부장 짐과 그의 주변사람들에게 찾아온 크리스마스를 그린 것입니다. 일과 성공에 쫓겨 눈코뜰새 없는 삶을 사는 편집부장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인 짐(Jim/박경수 단원)이 겪는 갈등과 변화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내,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법한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간간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코믹터치가 단 한 순간의 지루함도 모른 채 2시간을 훌쩍 지나가게 만듭니다. 짐과 댈라의 소소한 사랑이 때로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거든요.

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무대인 3막은 2015년 세계 최고 권위의 합창제(독일 마르크트오버도르프 국제합창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시간입니다. 3막은 그라시아스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로 정통 클래식 음악의 진수를 맛보실 수 있습다. 이어 크리스마스의 경쾌함과 즐거움을 담은 캐럴을 편곡해 부르게 되는데요, 특히, 수십 명의 단원이 한 목소리를 내는 듯한 세계 최고 수준의 맑고 깨끗한 인토네이션과 하모니가 어우러진 음악을 느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관객들과 함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합창하면서 모처럼 맛보는 크리스카스의 느낌을 선사해줍니다.

크리스마스 칸타타는 웅장한 특수효과와 음향효과를 덜어내고, 오직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합창단원의 노래가 주는 감동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켜 줍니다. 특히,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감정을 절제하고 정확하고 풍성한 음을 표현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많은 이들을 감동시키는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2막 뮤지컬 '크리스마스의 선물'중에서 (사진=그라시아스 합창단) 


미국 폭스 TV 등이 이들 합창단원들을 스튜디오로 모셔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라스베가스에선 직전에 끔찍한 총기난사 사고로 온 도시가 적막감을 자아낼 즈음에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다시금 안정을 되찾고 각자의 사랑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른 도시인 인디애나폴리스 사우스포트시 러셀 맥클루어 시장 같은 이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보컬과 안무, 오케스트라 모두 환상적이었습니다. 놓치고 싶지 않은 최고의 공연입니다” 라며 극찬했다고 합니다. 인간을 감동시키는 예술이라면 나라와 인종을 뛰어넘어 인기와 명성을 얻게 되는가 봅니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의 '크리스마스칸타타' 북미투어는 2013년부터 매년 9월~10월까지 약 한 달간 개최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28개주 40개 도시에서 총 171회 공연, 누적 관객 수 50여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북미에 진출한 국내 공연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합창단은 올해도 지난 9월부터 한 달간 북미 투어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제3막 합창 중에서 (사진=그라시아스 합창단)


'크리스마스 칸타타' 북미투어는 뉴욕, LA, 라스베이거스 등 대도시 뿐 아니라 디트로이트, 켄트, 투손, 마이애미 등 중·소 도시에서 열리며 북미 전역의 시민들과 매우 가깝게 만나고 있습니다. 북미 28개 도시를 투어하기 위해 합창단은 약 한달간 북미대륙 1500 마일을 버스로 다니며 15만 명의 미국 시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선물한 것이지요. 특히, 올해 애틀랜타에서는 1만석 규모의 인피니트 아레나, 올랜도에서는 1만 3천 석의 암웨이센터에서 열린 칸타타 공연이 만석을 기록하는 등 그 인기와 명성을 실감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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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 투어 역사를 새로 쓴 ‘한국 합창단’

객석과 함께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합창..모두에게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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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칸타타'로 사랑을 전하는 한국합창단 ‘그라시아스’에 대한 미국 주정부와 언론들의 반응도 뜨거웠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지난 9월 18일, 칸타타 공연이 열린 포트웨인 시에서는 공연일을 ‘크리스마스 칸타타의 날(Christmas Cantata Day)’로 선포한 데 이어 미주리 주 스프링필드와 캔자스시티, 덴버, 올랜도 등 여러 도시에서도 연이어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 일을 ‘크리스마스 칸타타의 날’로 지정하고 시민들에게 관람을 독려했답니다.

이같은 열열한 반응은 어제(7일) 서울 수도권인 고양시 아람누리 대공연장에서 열린 공연을 보고 나오신 분도 다르지 않았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만난 분은 서울 양재동에 거주하시는 최지나씨(31)라고 하는 직장여성분이었는데, 이곳에 사는 친구와 함께 공연장을 찾게 됐다는군요. 그 분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근 들어 생활 속에 편리한 것들은 많아졌지만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예도 많아지는데서 보여지듯, 사람들 마음 가운데 정말 소중한 무언가를 잊고 사는 일이 너무 많은게 사실이잖아요. 특히 2막에서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부분은 너무 좋은 시간이었어요. 자신의 제일 소중한 것을 가족에게 주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아름답지 않은가요. 잊지 못할 큰 감동이었어요"

제3막 합창 중 소프라노 박진영씨의 앵콜곡 (사진=그라시아스합창단)


그렇습니다. 현대인들이 저마다 즐기고 가볼만한 곳은 많아졌으나 진정 행복하고 소중한 것을 찾아서 사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가는 것같습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내본다면,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그날 하루만 기뻐하고 사랑을 나누는 날이 아니라 일년 내내 그런 날로 가꿔간다면 내 이웃과 가족, 우리 사회가 더 행복하고 기쁜날로 가득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크리스마스가 본래 하나님께서 당신의 가장 귀한 아들을 인류에게 주신 날이니까요. 비록 저마다 종교는 달리한다고 해도 예수님만큼 자신을 희생하며, 가장 귀한 생명을 바친 이는 없을 것이라는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지 않을까요? 행복은 자신의 가장 귀한 것을 누군가에게 주었을 때 생기는 선물이라는 말처럼 말입니다. 

제3막 합창


인터미션 없이 120분간 진행되지만 잠깐의 막간에 이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설립자인 박옥수 목사님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베트남에 갔을 때 그곳 목사님으로부터 받은 두리안이라고 하는 과일이야기였는데요, 이 과일이 '냄새는 지옥이나 그 맛은 천국'이란 별명이 있듯, 정말 견디기 어려운 냄새에도 제대로 맛을 알아보기만 한다면 점점 애착을 갖고 찾게 된다는 겁니다. 

사람들 사이도 그렇지 않을까요? 좀 미워보여도, 좀 부족해보여도 소중함을 느끼기 시작한다면 그날 부터 달리 보일것 아니겠습니까? 크리스마스를 잊어가는 세대, 크리스마스의 메시지와 너무 멀어지고 있는 이 세대에, '크리스마스 칸타타'와 함께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 하고 한번쯤 깊이 생각하고 느껴보시는 시간되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제대로 느끼시기만 하신다면, 그날부터 여러분들의 바로 옆에 있는 가족이 정말 달리 보일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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