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가계대출 규제에 MAU도 감소..‘생활 금융 플랫폼’ 전환 모색
카카오뱅크 2분기 MAU 감소..“계절적 요인에 대출 감소 영향”
2분기 주담대 증가폭 77.8%↓..여신 증가율 가이던스 20%→10%
시중은행 대비 금리 높은 케이뱅크..토스뱅크, 주담대 출시 미뤄
앱 개편해 혜택형 서비스 확대..“생활 금융 플랫폼 서비스로 확장”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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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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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성장에 발목이 잡혔다. 이들은 여신 확대를 통한 성장 대신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8일 카카오뱅크의 2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보면 카카오뱅크앱의 지난 2분기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780만명으로 전분기(1800만명) 대비 1.1%(20만명) 감소했다. 주간활성이용자수(WAU)도 1320만명에서 1300만명 소폭 줄었다.
출범 이후 줄곧 고객수를 늘리고 있는 카카오뱅크로서는 이번 MAU 감소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부적으로 검토해본 결과 계절적 요인이 있었고 2분기 들어서 자체 대출 상품의 취급이 상대적으로 축소됐다”며 “자체 대출 상품의 취급 규모와 여신 관련 트래픽이 크게 관련성이 있다”고 말했다. 즉 대출 상품 취급 감소가 MAU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내부 분석 결과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 말 11조8000억원에서 2분기 말 12조4000억원으로 6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1분기(2조7000억원)와 비교해 주담대 증가폭이 77.8%나 줄었다.
이는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이 있다.
올해 초 대환대출 플랫폼이 도입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으로 대환 수요가 몰렸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1분기 주담대 잔액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문제는 주담대 편중이 인터넷은행 인가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추가적인 여신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대출 성장을 억제했다.
김 COO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체적인 여신의 연간 증가율 가이던스를 20% 내외에서 10% 초반으로 조정하고자 한다”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을 수용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다른 인터넷들도 마찬가지다. 이날 기준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의 금리(금융채 5년물)는 3.54~5.35%로 주요 시중은행 대비(3.24~5.25%) 상·하단 모두 높다. 케이뱅크의 1분기 주담대 잔액은 7조157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2363억원 늘었지만 2분기 들어서는 증가폭이 대폭 줄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신 포트폴리오 확충이 시급한 토스뱅크의 경우 주담대 상품 출시를 늦췄다. 대신 지방은행인 광주은행과 손을 잡고 혁신금융 상품인 ‘공동대출’을 내놓으며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도 가계대출에 의존하지 않는 인터넷은행의 성장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1417억원을 달성했다. 체크카드 및 펌뱅킹 수익, 광고 비즈니스 등 수수료·플랫폼 사업이 고르게 성장한 결과다. 최근 ‘브랜드 쿠폰’, ‘통신비 아끼기 서비스’를 출시한 카카오뱅크는 이달 중 모든 혜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메뉴도 모바일 앱 내 신설할 계획이다.
김석 카카오뱅크는 COO는 “카카오뱅크는 일상생활과 연결된 혜택형 서비스 확대를 통해 생활 플랫폼 맥락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케이뱅크는 ‘생활 속의 케이뱅크’로 도약하기 위해 고객 친화적으로 앱을 개편했다. 기존 ‘알람’ 탭 대신 상단에서 아이콘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혜택’을 탭으로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대출 성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당국에서도 장려하는 생활 금융 플랫폼 서비스로 확장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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