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주의 인물열전] "30여년 IT업계 선두주자 섭렵"..국내블록체인 1호 사업가 정민호 라이커월드 회장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3.14 15:05 | 최종 수정 2019.03.14 15:48 의견 0
블록체인 교육플랫폼 라이커월드 설립자 겸 회장 정민호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세계 최초의 인터넷 카페 창업가, 국내 인터넷 게임의 원조. 해외대학 분교 유치 효시.

블록체인 기반 교육 플랫폼 업체 정민호 라이커월드 설립자 겸 회장(57) 앞에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이다.

정 회장에게는 이제 국내 블록체인 1호 사업가라는 새로운 호칭이 추가됐다.

그의 '애칭들'에는 1990년 초반부터 30여년간 정보기술(IT)업계에 투신한 행적이 오롯이 남아 있다.

무역업을 하던 정 회장이 인터넷을 접한 것은 1990년대 초반. “인터넷이란 용어가 생기기도 전인데 ‘네트워크’로 세계가 연결된다는 아이디어에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무역업을 접고 1994년 3월 세계 최초의 인터넷 카페인 ‘비즈니스네트워크클럽’을 서울 서초동 법원 앞에 차렸다.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너무 시대를 앞서 나간 탓이었다. 인터넷 향유층 부족으로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하루 매출이 3만원에 불과할 때도 있었으니 임대료를 감당하기조차 버거웠던 것이다.

정 회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심기일전해 1997년 1월 ‘골드아이’라는 게임업체를 창업했다. 게임을 광고와 접목하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한게임’ 이전의 고스톱과 포커 게임도 개발했다. 인터넷 게임의 ‘원조’인 셈이다. ‘골드아이’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자 정 사장은 주식 공모를 시도했고 결과는 공모 시작 1분 만에 30억원어치 매진으로 이어지는 ‘대박’을 터트렸다..

정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국내외에서 생소했던 가상화폐,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을 접하며 본인의 블로그에 글을 게시하며 학습을 시작했다. 급기야 '교육을 통해 미래를 선물하자'는 신념 하에 교육기부 플랫폼인 라이커월드를 설립했다.

그는 “후배 경영인들에게 지지 않도록 ‘도전정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항상 자신을 다잡는다고 한다. 미지의 영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미래를 향해 자신을 던지자는 신념 때문이다.

정 회장이 말하는 인생 역정과 블록체인에 대한 현실 진단 및 미래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 라이커월드 사무실에서 가졌다.

-. 기부를 통한 블록체인이라는 아이디어가 산뜻하다. 라이커월드 시스템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달라.

"라이커월드는 블록체인 기반의 교육 플랫폼이다. 블록체인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투명하고 안전한 신기술이다. 참여자들에게 보상을 원칙으로 불특정 다수가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유지되고 있다. 라이커월드는 이러한 기본 원리를 적용해 공부를 하면 보상을 받는 것이다. 공부를 하면 토큰으로 보상을 받게 되고 토큰으로 교재, 운동화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플랫폼 내에서 일정 기부정책에 의해 어려운 국가의 학생들에게 지원된다. 일례로 나이지리아, 필리핀 등이 우리가 선정한 파일럿 프로젝트 나라이다. 유엔 산하 비정부기구(NGO)단체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 궁극적으로 돈벌이가 아닌 다른 구상을 하고 있는 듯하다.

"라이커월드는 교육을 통해 미래를 선물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한창 교육을 받아야 할 나이에 생활 전선에 뛰어들게 되는 현실, 예기치 않게 미혼모로 불행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 현실이 엄연히 존재한다. 부족하지만 방글라데시의 그라민뱅크처럼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 따뜻한 블록체인 업체가 되고자 한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우리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에 대해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블록체인이란 과연 무엇인가.

"인터넷을 처음 접했을 때 국내에서 인터넷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못할 때부터 인터넷 전도사란 별명을 들었다. 블록체인 역시 그러했다. 인터넷이 연결이라고 한다면 블록체인은 연결된 상태에서 권리를 분산시킨 기술로 각자의 보안을 우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만으로 해결하지 못한 이중지불과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해결한 것이다. 인터넷이 민주화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 많은 국내 블록체인 업체와 달리 첫 상장을 국내가 아닌 스위스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국내는 ICO(암호화폐공개)를 규제하고 있다. 투기로 오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철저하게 원칙을 지킨 회사라고 상각하고 있다. IPO(기업공개)의 경우 회사의 정보를 공개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제도화돼 있듯이 우리는 세계적 평가 기관인 ICObench를 통해 기술, 백서, 팀, 마케팅, 비즈니스 모델, 특허 등을 평가받으면서 시작했다. 5점 만점에 4.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아 글로벌 반열에 들어갈 수 있었다. 국내보다는 해외의 홀더들이 더 많은 이유가 해외 상장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해외에서 약 1만명 이상의 회원들이 지원하고 있다."

-. 가상화폐 사기 혐으로 '코인업' 대표가 최근 구속됐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화될 것 같다. 이에 대해 진단해달라.

"위에서 말한 것처럼 기업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채 폐쇄된 통로를 통해 진행됐던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객관적 평가를 통해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와 기업에서 제공하는 정보 확인 절차만 있었어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의 경우에는 국내 밋업을 몇 차례하면서 투자를 받지 않았다. 기술, 법률, 회계 관련 전문가들을 초빙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언론 뉴스 외에는 블로그 마케팅도 자제했다. 주로 해외의 SNS인 레딧, 트위터, 슬랙, 미디엄, 페이스북 비트코인 톡을 통해 홍보했다. 해외 선진화된 시스템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ICO 규제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많다. 정부는 사기성을 불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빗장을 풀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바라보나.

"처음부터 예상을 했다. 인터넷이 처음 알려졌을 때는 정부가 앞장서서 주도한 결과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으로 자리 매김했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반드시 필요한 기술임에도 코인이 먼저 알려졌고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자가 만들어지는 것 때문으로 알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트렌드의 물결을 받아들이는 순서가 있다. 특히 투자 투기로 국민적 피해가 예상될 때는 먼저 지켜보면서 규제와 대응 후 정책 진행으로 생각하면 된다. 블록체인의 기술은 국가적 차원에서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코인은 자금이동 등의 복잡한 국가간 규제가 있다고 본다. 빗장이 풀리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

-.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더 나아가 블록체인에 대해 언제부터 섭렵했나.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나.

"2013년 경부터 필요성을 인식했다. 페이스북을 하면서 전자화폐의 필요성을 느꼈고 전자화폐(소셜커런시 사회적 가치 통화)에 대해 특허출원했다. 영국의 핀테크 그룹인 뱅크퍼유그룹의 한국 파트너로 국내 컨퍼런스 참여를 시작했고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중국에서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전개했다. 철저히 글로벌 원칙으로 해외 인프라 구축을 진행해오고 있다.  현재 영국, 러시,아 일본, 미국 등 10개 국가 이상 구축이 완료된 상태이다. 인터넷비즈니스을 국내에서 처음 시작했을 때도 그러했듯이 보이지 않은 미래에 대한 믿음은 그냥 막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지난 30년의 기술을 분석한 뒤 앞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긴다. 면밀히 검도한 결과 블록체인은 막을 수 없는 물결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의 미즈호은행, 미국의 JP모건 등 대형 금융사가 이미 뛰어들었다. 내년쯤에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인터넷카페 설립 1호, 국내 블록체인 1호 등 항상 1호라는 명칭이 따라붙는다. 비결이 있나.

"1990년부터 인터넷 세계에 빠져들면서 약 30년째 이 분야에 몸 담고 있다. 젊은 사람들과 경쟁하기 위해 지금도 늦게까지 공부를 한다. 얼마 전 블록체인 MBA(경영전문석사) 과정을 마쳤고 온라인으로 MIT(매사추세츠공대), 하버드대학 강좌를 통해 학습하고 있다. 링크드인의 전문가 약 2만명과 밤낮으로 교류하면서 대화를 한다. 그 결과 영국, 러시아,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 회사와 함께 한다. 얼마 전 세계적인 위워크(we-work) 같은  공유오피스를 25년 전 먼저 시작한 곳이 한국이고 본인이 원조라는 뉴스를 보고 보람을 느꼈다."

-. 새로운 영역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

"늘 불안하다. 새로운 분야는 늘 그런 것 같다. 손에 만질 수 있는 분야도 아니고 미래의 사업을 설명하다 보면 힘든 일이 많이 생긴다. 미래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두려울 정도는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쉽게 이해하려면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빅 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과 연계성을 살펴보면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면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인류애를 바탕으로 교육과 기부를 위한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분명한 목표와 미션, 로드맵을 설정했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뱅크가 그러했듯이 블록체인 플랫폼 라이커월드를 통해 공부해야 할 나이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국가의 청소년들에게 교육을 통해 미래를 선물할 것이다. 특히 어린 나이에 돈을  벌기 위해 외국인을 상대하다가 미혼모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원할 것이다. 공부하면 토큰을 보상받고 교복, 운동화 교재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스위스 거래소에 이미 상장을 완료했다. 아울러 영국, 일본, 미국 뉴욕 등과 연합해서 실생활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모든 준비를 마쳤다. 라이커월드는 수년간 철저히 준비했고 비즈니스를 직접 실행하고 있는 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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