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신세계·신라·현대’로 압축..면세업계, 판도 변화하나

김제영 승인 2023.03.20 15:55 의견 0
인천공항 출국 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진=김제영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후보가 신라·신세계·현대로 압축되면서 국내 면세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10년 단위 인천공항 입찰에서 면세업계 1위 롯데가 탈락하자 업계 순위가 변동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 인천공항 면세점 후보 신라·신세계·현대..롯데, 보수적 입찰에 ‘탈락’ 고배

2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입찰 가격과 사업제안서 평가를 마치고 인천공항 사업권 별 복수 사업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구역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업자는 관세청 특허심사를 받게 된다.

1차 심사 결과 향수·화장품 및 주류·담배를 취급하는 DF1·2 구역과 패션·부티크를 취급하는 DF3·4 구역은 신라·신세계가, 부티크 전용 사업권인 DF5 구역은 신라·신세계·현대가 각각 복수 후보로 선정됐다.

신라·신세계는 모든 구역에서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 최소 2개의 사업권을 얻어냈다. 특히 신라는 1그룹(DF1~DF2), 신세계는 2그룹(DF3~DF5)에서 가장 높은 입찰가를 써냈다. 롯데는 1·2·5구역, CDFG는 1~4구역에 입찰했으나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로 후보에서 밀려났다.

결과에 따라 신라·신세계는 DF1·2와 3·4 중 선호도가 높은 구역을 두고 경쟁할 전망이다. 현대는 DF5구역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면세점 사업자는 1그룹·2그룹 내 중복 낙찰이 불가하고, DF1→5로 순서로 진행돼 앞서 선정된 업체는 다음 사업권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입찰이 10년간의 사업권인 만큼 2019년도 인천공항 연간 이용자수(3500만명)를 기준으로 가정하고 객단가를 산정했다. 이는 당사가 이번에 각 구역별로 써낸 가격을 합산하면 당시 인천공항의 연간 임대료보다 약 20%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인천공항 면세점 변화, 국내 면세업계 판도 변화시키나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가 뒤바뀌면서 향후 국내 면세업계의 판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 이후 면세업계가 침체에 빠지자 업체 간 매출 폭이 근소해졌다.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면세업체의 매출 순위는 롯데(3조7200억원)·신라(3조3400억원)·신세계(2조7000억원)·현대(1조6000억원) 순이다. 롯데·신라는 지난해 4조원대 매출을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롯데가 이번 입찰에 보수적인 금액을 제시한 이유로 ‘승자의 저주’를 우려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롯데는 지난 2015년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당시 높은 금액으로 사업권을 얻었으나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 하고 2018년 일부 매장을 자진 철수한 바 있다.

롯데 자체 추산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전체에서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이다. 다만 현재 신라와 매출 규모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순위가 바뀔 우려도 적지 않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시내면세점과 온라인 마케팅 역량 강화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입찰 시부터 수익성을 고려해 참여한 것으로 결과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재 국내 업계 매출 순위는 업체 간 간격이 굉장히 좁혀져 있다. 다만 인천공항의 매출 규모가 크진 않다. 당장 인천공항 입찰로 예측하기 어렵지만 향후 시내면세점과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해외 매장 확보하는 등 상승곡선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신라와 신세계의 경우 이번 인천공항 입찰이 10년짜리 사업권이고 엔데믹이 시작된 만큼 롯데보다 면세업계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입찰에 참여했을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코로나 회복기에 들어선 상황에서 앞으로 면세 시장이 회복된다면 업계 순위가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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