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공원 조성비가 2500억원?..광주 경안동 아파트 공원조성비 논란

지혜진 기자 승인 2019.10.11 10:37 의견 0
경기 광주시청 전경 (자료=경기 광주시)

[한국정경신문=지혜진 기자]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에 짓는 아파트 사업권을 따기 위해 동원개발컨소시엄이 광주시에 고가의 공원 기부채납을 제시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광주시 경안동 중앙공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원개발 컨소시엄은 35만㎡ 규모의 공원을 짓는 데 2600억원에 달하는 조성 비용을 제시했다. 상식적으로 해당 공원의 조성 비용은 400~500억원이라는 게 경쟁 건설사의 주장. 이에 따라 동원개발 컨소시엄이 인허가 과정을 통과하고 사업시행자로 결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광주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시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인 경안동 중앙공원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해 12월 동원개발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그러나 2위로 경쟁에서 밀린 대저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6월부터 꾸준히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동원개발 컨소시엄이 과도한 공원 조성 비용(2595억원)을 제시해 사업을 따냈다는 것이다. 대저건설 컨소시엄은 공원 조성비용으로 400~500억원 선을 제시했다고 밝힌 상태.

■ 공원 조성비 2600억원 가능 vs 전례 없는 무리한 금액

동원개발 컨소시엄이 제시한 공원 조성 비용이 과도하다는 지적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광주시 이미영 시의원(자유한국당)은 “중앙공원과 규모가 비슷한 의정부 직동근린공원 공사비가 33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공원 조성비가 과도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영 의원은 이어 “제안서가 비공개라 자세한 내역은 알 수 없지만 중앙공원의 경우 70%가 (산림) 원형 보존으로 알고 있는데 2600억원이 어떻게 산정됐는지 의문”이라며 “2위 업체가 이의제기한 부분과 지역신문을 토대로 행정 사무감사를 진행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대저건설 컨소시엄 참가업체인 가원개발 관계자는 “2600억원은 통상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한참 넘어선 금액”이라며 “제안하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더라도 전문업체들이 검토했을 때 말도 안 되게 차이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조형물 설치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3000만원짜리 소나무 1000그루를 심는다는 건 상식 밖의 일”이라며 “똑같이 사업해서 남는 일부를 공원으로 기부채납하는 건데 아무리 아파트 규모가 동원개발이 크다고 해도 그 차이가 2~3배를 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공원 조성 비용은 5~6배에 육박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시 담당 공무원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광주시 공원정책과 공원조성팀 담당 주무관은 “이제까지 광주시에서 진행한 사업 중 가장 높은 금액인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비슷한 규모인 의정부 직동근린공원과의 비용 차이에 대해서는 “시기적으로 달라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담당 주무관은 “(비용이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사업자 입장에서 수익성이 있으니 2000억이 넘는 금액을 책정한 게 아니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사업 신청을 한 13개 업체 중 동원개발 말고도 2000억 넘게 공원 조성 비용을 제시한 곳이 있다”고 밝혔다.

조경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공사가 어렵다는 평가다. 

한 조경업자는 “조경이라는 게 어떤 조형물을 설치하느냐에 따라 금액이 천차만별이 되므로 2600억원이 아예 불가능한 금액은 아니다”라며 “자세한 건 내역을 봐야 안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고급 전원주택에 소량으로 사용되는 3000만원짜리 춘양목을 1000그루 심겠다는 계획에는 “무리하다. 수급도 힘들 것”이라는 평을 내놨다.

■ ‘부풀리기’ 식 비용 책정 덕분에 우선협상자 됐다?

동원개발 컨소시엄이 이처럼 많은 금액을 공원조성비로 제시한 것은 편향된 입찰 기준 때문이라는 것이 경쟁사인 대저건설 컨소시엄의 주장이다. 광주시가 제시한 사업 평가요소에서 공원조성계획이 차지하는 점수 비중이 크다는 것.

제안서 평가는 재무구조·경영상태, 사업·조직·관리기술, 비공원시설의 규모, 공원조성계획, 사업시행계획 등 총 5개 분야로 구분된다. 총점은 100점으로 계량평가 50, 비계량평가 50으로 나뉜다.

광주시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평가분야 및 배점기준 (자료=광주시)

대저건설 컨소시엄이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계량평가 가운데 15점이 할당된 ‘공원시설의 설치비용 및 면적’이다. 점수도 큰데 단순 비용으로만 평가하다 보니 ‘부풀리기’ 식으로 비용을 책정하는 업체에 유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광주시 담당자는 “1등만 10점이 아니고 퍼센티지(%)로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누구는 2점이고 누구는 10점이 아니라 여러 명이 8점일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 공원조성 비용의 계량평가는 ‘(공원조성 비용/총비용)/기준비율’로 계산한다. 100% 이상 10점, 90% 이상 8점, 80% 이상 6점, 70% 이상 4점, 70% 미만 2점이다.

하지만 대저건설 컨소시엄 측은 “계량평가 50점 중 공원조성비만 평가하는 게 10점이다. 단일 항목 중 배점이 가장 크다”며 “게다가 공사비를 절대평가가 아니라 1등을 기준으로 상대평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1등의 점수가 월등히 높다면 상대적으로 점수 차가 많이 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공모 지침에도 기준비율은 공원조성비용(공원시설비 및 토지보상비) 비율이 높은 제안자에 따라 결정된다고 나와 있다.

'공원조성계획' 계량평가 (자료=광주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원개발 컨소시엄은 공원 조성 비용으로 2595억원을 내놨다. 이에 반해 대저건설 컨소시엄은 400~500억원을 제시했다.

당초 이 사업은 건설사가 경쟁이 치열했다. 동원개발, 태영건설, HNK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대저건설은 가원개발이랑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했다. 이들 을 포함해 호반건설, 제일건설, 중흥건설, 모아종합건설, 한국자산신탁 등 13개사가 경쟁을 벌였다.

현재 광주시는 대저건설 컨소시엄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동원개발 컨소시엄의 공원 조성비 산정이 적절한지 타당성 용역을 지난 7월 의뢰했다. 용역 결과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취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소식이 없는 상황. 일각에선 광주시 조사 결과 900억원가량이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됐다는 주장이 있지만 담당 주무관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내부 검토가 안 끝났다”며 “일부 언론에선 아파트 허가가 난 거처럼 나갔는데 아직은 우선협상대상자일 뿐이다. 쉽지 않은 검토가 포함돼 있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중”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