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미국서 '훔치기 좋은 차' 오명..대형 보험사마저 '가입 거부'

차량 도난율↑..보험 신규 가입 거절 행렬
검찰 "차량 도난기술 미흡해"..기소 조치
"피해 빈도 줄이기 위해 꾸준히 개선할 것"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1.27 13:25 의견 0
미국의 주요 보험사들은 일부 지역에서 현대차·기아 차량에 대한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자료=현대차그룹]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이 미국내 절도범들의 핵심 타깃으로 떠올랐다. 현지 대형 보험사들도 도난 위험이 유독 높은 모델이라며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27일 현지 매체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스테이트 팜과 프로그레시브를 포함한 미국의 주요 보험사들은 일부 지역에서 현대차·기아 차량에 대한 보험 가입을 막고 있다.

가입 제한 지역은 ▲오하이오주 컬럼버스 ▲콜로라도주 덴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등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현대차·기아 차량 대상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현대차·기아 차량의 도난율은 나날이 상승곡선을 그린다. 뉴올리언즈 경찰국은 작년 뉴올리언즈 지역에서 도난당한 차량 4000대 중 1000대 이상이 현대차나 기아 차량이라고 발표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도 전체 도난 건수의 38%를 현대차·기아 차량이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메릴랜드 주 등 많은 지역에서도 전체 도난 차량의 과반이 현대차·기아 모델이라는 통계가 속속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까닭에 보험사들도 보험처리가 어렵다며 현대차·기아 모델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로그레시브 측은 "일부 현대차·기아 차량이 절도범들의 핵심 타깃이 되고 있다"면서 "절도 범죄 빈도수에 따라 지역별 승인 조건을 조정하고 자동차 보험 신규 가입을 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고 도난 위험이 줄어들고 커뮤니티 인식도 개선되면 이번 결정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보험사들은 가입 승인을 받는다 해도 기존 보험료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 책정돼 운전자의 부담이 배가 된다는 입장이다. 이미 네이션 와이드 빌딩 소사이어티와 게이코, 오스발도 아길라 등 일부 보험사는 현대차·기아 차량 대상 보험료를 올리기로 했다.

설상가상 현대차·기아는 '차량 도난 기술 미흡'을 이유로 최근 현지 검찰로부터 기소됐다. '이모빌라이저(차량 도난을 막기 위해 시동을 제어하는 일종의 보안장치)'를 지난 2021년 11월 이전까지 기본 탑재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미국 시애틀시 앤 데이비슨 검사는 공소장을 통해 "현대차·기아는 고객의 안전보다 비용 절감을 선택했고 그 결과 현지 차량 절도 범죄가 급증하면서 세금으로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기아는 공공 안전 위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수용하고 절도를 방지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하는 등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의 현지 판매법인에서는 일부 보험사의 결정과 차량 소유자 및 임차인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모빌라이저는 현재 생산되는 모든 차량에 기본 장착돼 있고 피해 차량과 관련된 클레임 빈도를 줄이기 위한 일련의 조치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모든 제품의 품질과 완전성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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