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 이형택 넘고 최다 우승 등극..예선 탈락 '러키 루저' 진기록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남자프로테니스 투어 통산 2회 우승

김병욱 기자 승인 2023.01.14 23:01 | 최종 수정 2023.01.14 23:02 의견 1
X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에서 우승한 권순우 [자료=EPA, 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병욱 기자] 남자 테니스 간판 권순우(84위·당진시청)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통산 2회 우승을 이뤄냈다.

■ 2시간 42분 혈투 끝에 바우티스타 아굿 제압

권순우는 14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총상금 64만2735 달러) 결승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26위·스페인)을 2시간 42분 혈투 끝에 2-1(6-4 3-6 7-6<7-4>)로 제압했다.

이로써 권순우는 2021년 9월 아스타나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2번째 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2003년 1월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한 차례 우승한 이형택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을 제치고 한국인 ATP 투어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권순우는 또 지금까지 출전한 단식 결승에서 2전 2승을 거둬 승률 100%를 기록했다.

권순우가 받는 우승 상금은 9만7760 달러(약 1억2141만원)다.

권순우 끝까지 괴롭힌 바우티스타 아굿 [자료=AFP, 연합뉴스]

■ 다음 주 발표 세계 랭킹 52위까지 끌어 올릴 듯

우승 랭킹 포인트 250점을 받은 권순우는 다음 주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순위를 '커리어 하이'와 타이인 52위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권순우는 2021년 11월 첫 주 랭킹에서 52위를 찍은 바 있다.

권순우는 이번 대회 예선 2회전에서 토마시 마하치(115위·체코)에게 져 본선 진출이 좌절되는 듯했으나 본선 불참 선수가 생긴 덕에 '러키 루저'로 본선에 합류했다.

운 좋게 오른 본선에서 권순우는 세계 랭킹 15위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스페인)를 2-1(3-6 6-4 6-4)로 제압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더니 우승까지 차지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ATP 투어 대회 단식에서 러키 루저가 우승한 사례는 이번 대회 권순우까지 10차례에 불과하다.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은 16일 개막하는 새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의 전초전 성격의 대회다.

생애 두 번째 우승으로 기세를 올린 권순우는 이번 호주오픈에서 자신의 메이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권순우는 2021년 프랑스오픈에서 3회전까지 올라간 게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호주오픈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2회전에 진출했다.

권순우 [AFP=연합뉴스]

■ 1세트 상대 첫 서브 게임부터 승기 잡아

바우티스타 아굿은 권순우보다 9살 많은 35세 베테랑이지만 32세이던 2019년에 처음으로 세계랭킹 10위 안에 든(최고 9위) '대기만성형 선수'로, 여전히 전성기에 있다.

'무결점의 사나이' 노바크 조코비치(5위·세르비아)를 3차례나 이긴 것으로도(9패) 잘 알려져 있다.

권순우는 1세트 상대 첫 서브 게임부터 브레이크해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한 박자 빠른 포핸드로 바우티스타 아굿을 압박한 권순우는 결국 1세트를 가져갔다.

그러나 2세트 들어 바우티스타 아굿이 권순우의 샷에 적응하면서 승부의 흐름은 넘어갔다.

바우티스타 아굿이 권순우의 강서브를 매섭게 되받아치는 장면이 잦아졌다.

X
권순우의 끈질긴 리턴 [자료=EPA, 연합뉴스]

■ 뒤질 때 라켓 집어던지며 분한 감정 표출도

권순우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낸 바우티스타 아굿은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권순우는 2세트 3-5로 뒤질 때는 라켓을 집어던지며 분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3세트에 두 선수는 두 차례씩 브레이킹 포인트를 주고받으며 팽팽하게 맞섰고, 결국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바우티스타 아굿의 마지막 샷이 코트를 벗어나면서 권순우의 우승이 확정됐다.

권순우는 최고 시속 210㎞의 강서브(바우티스타 아굿 195㎞)를 앞세워 서브에이스에서 11-5로 크게 앞섰다.

언포스드에러에서는 22-16으로 열위를 보였으나, 위너는 42개를 때려 23개를 기록한 바우티스타 아굿을 압도했다.

특히 승부 흐름의 변곡점마다 쏠쏠하게 포인트를 만들어낸 네트 플레이(네트 포인트 15-8)가 빛났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