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언론사 이름걸고 진행하는 세력재단입니다"..언론사 사칭 리딩방 주의

이상훈 기자 승인 2022.11.12 11:0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

메시지 발신인은 생면부지인 사람으로, 가장 먼저 자신의 명함 이미지 파일을 보내고 자신을 '조선경제TV 세력주 담당 OOO 팀장'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다양한 가상자산의 수익률을 보여주며 "이번에 저희 재단에서 진행하는 코인, 주식 세력주 종목 수익 확실한 거 한 종목만 무상으로 드릴건데, 혹시 받아보실 의향있으신가요?"하고 물었다. 궁금증이 도져 명함 속 주소, 홈페이지 등을 검색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OOO 팀장에게 "조선경제TV라는 매체도 있냐?"고 물어보니 "조선경제 언론사와 협약된 재단"이라면서 "조선경제TV라고 인터넷에 검색해보시면 나온다"고 덧붙였다.

재차 조선미디어와의 관계를 물었다. 명함에는 "현장 중심의 뉴스 채널 조선경제TV"라고 명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로고에 빨간색을 사용해 종편인 'TV조선'이 떠올랐다.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도 OOO 팀장은 교묘하게 답변을 회피했다. OOO 팀장은 "삼성전자 밑에 하청이 있듯이 조선경제도 협력입니다", "조선경제는 예하재단이 있듯이 협력 업체들입니다"라고만 말하며 명함에 뉴스채널이라고 써져 있었지만 본인의 메시지에는 뉴스채널이라는 말을 한사코 하지 않았다.

다만 "협력이라 해서 조선일보에 조선경제TV가 나오는게 아니라 같은 조선 계열 업체라는 말입니다", "세력재단이고 언론사랑 제휴가 된 상황이라 언론사 이름 걸고 진행하는 재단입니다"라고 말했다. 문맥상 '조선일보 계열 언론사와 제휴한 세력 재단'이라고 읽힌다.

이어 OOO 팀장은 "다음주 중 (추천종목 무상제공) 진행 예정이고 수익률은 일일 30% 이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번 한 번만 무료로 드릴거고 다음 종목부터는 종목비를 받고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흔히 얘기하는 '리딩방'인 셈이다.

최근 언론사를 사칭한 리딩방이 횡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매일경제 관련업체라는 리딩방이 메시지를 돌린 적이 있다. 이전에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메시지, 이메일을 통해 추천종목으로 수익을 안겨준다며 영업했다면 이제는 특정 언론사 이름을 내세우고 있다.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조선경제TV 홈페이지.

그 사이 명함 속 주소를 확인해봤다. 조선경제TV의 주소는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로 나오지만 명함 속 우편번호와는 일치하지 않았다. 애초에 명함 속 주소는 큰 빌딩이 있는 곳인데 몇 층, 몇 호인지도 표시돼 있지 않았다.

홈페이지는 언론사처럼 그럴듯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언론사 홈페이지는 인터넷신문사 홈페이지 제작과 호스팅을 전문으로 하는 엔디소프트가 만들었다. 수천여 개의 언론사를 만들어 온 엔디소프트의 템플릿을 사용했으니 외양은 여느 언론사 홈페이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1월 11일인데도 상단에는 9월에 작성된 기자가 노출되고 있었다. 작성기자의 이름(바이라인)도, 사진의 출처도 확인할 수 없었다.

문제는 모든 기사에 작성 기자의 '바이라인'이 없었고 사진의 출처도 밝히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는 9월에 작성된 기사가 홈페이지 상단에 버젓이 노출돼 있었다.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언론사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홈페이지 속 주소는 명함 속 주소와 또 달랐다. 홈페이지에 표기된 대표전화는 아예 전원이 꺼져 있었다.

가상자산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유료 투자자들을 모으는 '리딩방'은 통상적으로 일정 기간 투자자를 모은 뒤 수익률을 보장해주며 지속적인 투자를 유인한다. 이후 가상자산 시세가 최고점에 이르렀다고 판단될 때 일괄 매도해 차익을 생긴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시세조종 행위에 대한 별도의 처벌 규정이 없다는 맹점을 이용해 다양한 리딩방과 세력팀이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 셈이다.

가뜩이나 루나와 FTX 사태로 손실이 큰 투자자들은 '수익률 보장'이라는 단어에 객관성을 잃기 십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보다 냉철한 투자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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