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HOT CEO] 포스코 최정우, 지주사 전환·세계철강협회장까지 '다사다난 1년'

그룹서 네 번째 '세계철강협회장' 타이틀 따내
경기 침체 속 미래소재 투자..수익성 개선 성공
'지주사 전환' 반발과 '성폭력 사건 침묵' 비난도
"ESG 강조 시대..미래경영 올바른 길 제시할 것"

이정화 기자 승인 2022.12.05 08:00 의견 0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도 저물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면서 국내 및 글로벌 기업 환경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각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혁신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기업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불안한 남북관계, 고환율, 고금리 등이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수장인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환경변화에 따른 한 발 앞선 판단과 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CEO는 악화된 경제 환경에서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생존을 위한 고민과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한다. 한국정경신문은 글로벌 위기에도 혁신의 리더십으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CEO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그들의 성과와 비전에 주목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길 기대해본다. [편집자 주]

지난 5월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최정우 회장이 사기(社旗)를 흔들고 있다. [자료=포스코홀딩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부동의 '철강업계 왕좌' 포스코를 이끄는 최정우 회장이 '친환경 미래 소재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외치며 호재와 악재로 뒤엉켰던 다사다난한 해를 떠나보낸다.

포스코그룹 9대 회장에 오른지 5년차를 앞두고 묵은해를 돌아보면 각양각색의 평가가 오고갔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본사 터'를 두고 지자체의 반발을 사고 '성폭력 논란'에 대한 침묵으로 비난의 화살을 맞기도 했지만 불안정한 대내외적 환경 속에서 견조한 실적을 지켜내고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설립에도 성공했다. 이젠 세계철강협회장으로서 국내 철강업 발전을 책임져나갈 차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지난 10월 세계철강협회의 제44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협회 부회장인 사쟌 진달 인도 JSW 회장, 레온 토팔리안 미국 뉴코 사장과 함께 세계 철강업계를 대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취임 당시 "모든 철강사가 힘을 합쳐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의 발판을 마련하고 탄소중립·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철강 업계의 당면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세계철강협회 정기회의에서 국내 철강사 중 최초로 지속가능성 최우수 멤버로 선정됐다. 이 영예를 안기까지 최 회장은 ▲2050탄소중립 선언 ▲ESG전담조직 신설 ▲선진 지배구조 구축 등 ESG경영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침체 상황 속 철강 제품 판매가격 인상과 친환경 인프라 및 미래소재 사업 선전 등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며 상반기 매출(44조3000억원)을 전년 동기 대비 28.8%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태풍 힌남노에 따른 피해와 전방산업의 철강 수요 부진으로 실적 둔화를 겪어야했지만 '친환경 미래소재'를 향한 민첩한 대응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포스코 친환경소재 포럼 2022'을 열고 "이제 친환경 미래소재로 고객 여러분의 리얼밸류를 창출함으로써 미래를 함께 열어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포스코홀딩스는 그의 의지에 힘입어 친환경 미래소재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해 향후 3년 간 연간 8조~9조원에 이르는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경기 불황과 원가상승 압박 등 겹악재에 아랑곳 않고 기존 로드맵을 지켜나간다는 포부로 해석된다. 최 회장의 뚝심이 빛을 발할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그의 1년을 두고 호평만 가득했던 건 아니다. 중요 과제였던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는 방침에 대해 포항 지역민과 지자체의 반발이 거셌다. 이후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내년 3월까지 경북 포항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성폭력 사건'도 취임 이래 최대 오명으로 불린다. 지난 6월 포스코 포항제철소 여직원 A씨는 같은 부서에 일하는 직원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달 7일 경찰에 고소했다. 또 술자리에서 자신을 추행한 혐의로 직원 2명, 성희롱한 혐의로 직원 1명을 고소했다.

이후 김학동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이 징계를 받았지만 최 회장은 사과문에서도 등장하지 않아 업계의 원성을 샀다. 비난이 불거지자 '성 윤리 위반 제로 회사'를 만들겠다며 쇄신 계획을 발표하고 사내 문화 개선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그가 세계철강협회장으로서 업계의 당면 과제인 'ESG경영'을 실천해나가는 행보는 끊임 없는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현실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친환경 인프라 및 미래소재 부문의 사업 호조로 실적 개선을 거뒀다"면서도 "철강 시황이 내년 하반기부터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기업에 소속된 모든 종사자와 공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자본주의)로 대변되고 ESG가 강조되는 시대에 포스코는 '기업시민'을 통해 미래경영의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롤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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