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집중 CJ ENM 강호성號..U+모바일tv 시청자 버리나

이상훈 기자 승인 2021.09.16 12:26 | 최종 수정 2021.09.16 12:29 의견 0
CJ ENM이 일방적으로 자사 채널 삭제를 LG유플러스에 통보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협상은 난항 중이다. [자료=U+모바일tv 화면 캡처]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CJ ENM이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LG유플러스와의 콘텐츠 공급 협상이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CJ NM은 지난 6월 13일 LG유플러스에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며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에 제공하던 채널 10개의 실시간 송출을 전면 중단했다. 콘텐츠 강국인 CJ ENM이 송출을 중단한 채널은 ▲tvN ▲tvN 스토리 ▲O tvN ▲올리브 ▲엠넷 ▲투니버스 등이다. 이와 동시에 해당 채널을 재생하면 검은 화면만 잡히는 '블랙아웃' 현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CJ ENM이 LG유플러스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시청자를 볼모로 협박하는 것이라고 반감을 표하고 있다.

■ CJ ENM, 한류 붐 힘입어 파죽지세로 성장

KCON이 열린 2019년 미국 LA 현장 모습. [자료=CJ]

우선 CJ ENM이 잘 한 것 하나. 오랫동안 한류 콘텐츠에 힘을 쏟은 끝에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수상할 수 있었고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대성공을 통헤 케이팝(K-Pop)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순회 공연은 취소됐지만 그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한류를 세계에 알린 '케이콘(KCON)'도 CJ ENM이 잘 한, 칭찬받기 마땅한 업적이다.

이렇게 CJ ENM은 콘텐츠의 융복합, 콘텐츠 시너지를 내며 최근 10년간 크게 성장해왔다. 올해에도 CJ ENM은 콘텐츠를 앞세운 매출이 호조를 보였는데, 2분기 매출액은 9079억원, 영업이익은 858억원으로 전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3분기에도 실적 대박이 예상되고 있다.

CJ ENM 사업 부문별 콘텐츠 라인업.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자랑한다. [자료=CJ ENM, 이베스트투자증권]

특히 자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 유료가입자가 전분기대비 43.6%나 증가한데다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네이버 멤버십 혜택에 티빙을 더함으로써 티빙 시청자를 대폭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의 티빙 상승세는 CJ ENM의 화제성 높은 드라마와 예능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더해 유로 2020 같은 스포츠 라인업까지 더해지며 하반기에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 티빙의 약진, 그리고 SM 인수설까지..지상파 능가하는 영향력 보유

[자료=티빙 웹 화면]

여기에 CJ ENM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베스트증권 안진아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CJ ENM이 SM을 인수하게 될 경우 가장 크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단연 '음악' 사업 부문의 확장성"이라며 "(SM을 인수할 경우) 케이팝(K-POP) 글로벌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큰 비용(아이돌 양성, 양성 후 흥행 여부 리스크 등)을 들이지 않고도 글로벌 팬덤을 이미 갖춘 다수 아티스트 IP를 확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K-POP 관련 콘텐츠와 아이돌 IP를 활용, 에스엠의 다양한 플랫폼뿐만 아니라 동사의 음악채널, 기존 레이블과 통합, 공연·기획 등을 통해 전통적+신규 채널에서 음악 사업의 시너지를 본격적으로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CJ ENM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희망하는 이유는 자사 음악사업부의 매출이 전체 매출 가운데 10% 미만으로 이익 기여도가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약 CJ ENM이 SM엔터테인먼트까지 인수하게 된다면 음악사업은 CJ ENM의 종속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을 포함한 미디어 사업, 영화 제작과 투자, 배급을 담당하는 영화 사업, TV와 온라인몰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커머스 사업에 필적하는 영향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CJ ENM의 주요 채널의 시청률이 상당해, 이를 모두 합치면 종편은 물론 지상파 방송국을 능가할 정도여서 CJ ENM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할 수 있다.

■ 티빙에 집중하는 CJ ENM, 시청자는 안중에 없어

강호성 CJ ENM 대표. [자료=CJ그룹]

한편 업계에서는 이처럼 강력한 CJ ENM이 굳이 LG유플러스와의 협상 도중 'U+모바일tv'의 콘텐츠 사용료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이 도가 지나쳤다는 반응이다. 계약조항이 불공정하다면 추후 재개약 시점에서 조정하거나 계약 연장을 취소할 수도 있는데 갑작스레 전년 대비 175%(2.7배) 인상을 요구하며 인기 채널 10개를 통쨰로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한 것은 명백시 시청자를 볼모로 협상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런 블랙아웃 조치와 상식선을 넘어선 인상률을 내걸며 LG유플러스와의 콘텐츠 제휴를 완전히 끊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미 콘텐츠 시장이 지상파-케이블방송-IPTV에서 OTT로 이행되고 있고, SK텔레콤과 KT도 각각 웨이브(WAVVE)와 시즌(Seezn)이라는 자체 OTT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콘텐츠 경쟁력이 강력한 CJ E&M도 이통사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 경쟁 채비를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강호성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웰메이드 디지털 콘텐츠 제작 확대로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OTT와 직접 경쟁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자체 플랫폼 강화에 굳이 LG유플러스는 필요 없어 보인다. 공교롭게도 LG유플러스는 자체 OTT 플랫폼이 없는 유일한 이통사다. 콘텐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유플러스를 향해 콘텐츠 '갑'으로 올라선 CJ ENM이 시청자를 볼모로 '갑질'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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