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킹 열일 신호탄"..정태영 부회장이 모든 걸 쏟아붓는 '현대카드 앞날은'

30일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사임..카드 경영 집중
'네이버 PLCC·알파벳시리즈 부활·민원 감소' 호재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9.15 11:43 의견 1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자료=현대카드]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올 상반기 금융권 '연봉킹 최고경영자'로 이름을 올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현대카드의 미래 역량 강화에 '올인'하기로 했다. 명실상부 '최고 히트작'으로 꼽히는 알파벳시리즈부터 PLCC(상업자표시전용카드)에 더해 또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 주목되고 있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현대캐피탈 이사회에서 정태영 대표이사 사임 건이 논의된다. 현재 정 부회장은 현대캐피탈·카드·커머셜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업계에선 정 부회장이 4분기부터 현대카드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과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03년 현대카드 대표로 취임해 '장수 수장'으로 자리를 지키는 동안 차별화된 디자인 철학으로 PLCC와 알파벳 시리즈 등 현대카드의 핵심 아이콘을 뽑아낸 장본인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현대카드의 PLCC 독주 행보는 업계의 큰 관심사다. 지난달에는 빅테크 공룡이라 불리는 네이버와 콜라보로 PLCC 대표주자로서 경쟁력을 두껍게 다졌다.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PLCC 사업 본부를 신설한 현대카드는 그보다 앞선 2015년부터 스타벅스·배달의민족·쏘카 등 다양한 업체와 PLCC를 줄줄이 내놓은 바 있다. 이달에도 GS칼텍스와 손잡고 합작을 내보이며 총 14곳의 PLCC 파트너사를 갖추게 됐다.

오랜 기간 새 소식이 잠잠했던 알파벳 시리즈 역시 8년 만에 고개를 들었다. 소비 패턴에 따라 맞춤형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현대카드Z'를 최근 선보인 것이다. 이로써 타 업체와 손잡고 만드는 PLCC에 치중해 자칫 희미해질 수 있는 현대카드만의 브랜드 색깔을 다시금 각인시켰단 평이다.

정 부회장이 취임할 당시 탄생한 알파벳 시리즈는 2003년 첫 등장부터 '카드 브랜드화'를 이끌었단 호평을 받았다. 단일카드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800만명의 회원을 끌어모으며 정 부회장을 카드업계 혁신의 아이콘으로 우뚝 서게 한 '최고 히트작'으로도 꼽힌다.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한 행보도 눈에 띈다. 현재 자영업자 대출과 연계한 개인사업자 CB(신용평가업)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관련 예비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미래 중요 사업으로 떠오른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역시 내년 시행할 예정이다.

일부에선 정 부회장이 카드사의 본업인 결제 및 수수료 수입 중심의 사업 모델을 탈피해 데이터 가공·활용으로 수익을 내는 '데이터 기업'으로 체질 전환을 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 부회장은 2015년부터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 강화에 4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이밖에도 디지털 중심 조직 개편과 기업 문화를 구축하는 등 데이터 사업에 꾸준히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간 쌓아 온 PLCC 파트너사와 데이터 동맹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PLCC 전략 이후 현대카드의 회원 수는 2016년 634만명에서 4년 새 900만명으로 늘었고 순이익도 1900억원에서 244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사이언스 등을 육성하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고객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시리즈 마케팅 전략을 함께 가져가면서 PLCC 측면에서도 항상 고객의 소비패턴과 니즈를 경청해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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