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금융 '리딩금융' 경쟁, 은행 실적이 승패 갈랐다

상반기 리딩뱅크 경쟁 치열..305억원 격차
국민은행, 이자·비이자이익 두자릿수 성장
신한은행, 이자익 한자릿수 성장..비이자익은 마이너스 성장
여전한 사모펀드 사태 영향..하반기에도 부담

윤성균 기자 승인 2021.07.29 12:25 의견 0
신한은행 본점 [자료=신한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경쟁이 치열하다. 두 지주사 모두 시장금리 상승과 자산시장 호황으로 비은행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뒀지만 은행 수익률에서 승부가 갈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으로 각각 2조4743억원과 2조4438억원을 기록했다. 두 금융지주 모두 역대급 반기 실적을 기록하며 선두다툼이 치열했다. 두 지주사의 순이익 차이는 305억원에 불과했다.

두 지주사 모두 가계·기업 대출 증가와 시장금리 상승, 자산시장 호황에 따른 비은행의 성장세 효과를 봤다. 리딩금융을 가른 변수는 핵심계열사인 은행 실적이였다.

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비은행 계열사 당기순익은 1조2209억원으로 1조517억원을 기록한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실적을 1692억원 차이로 눌렀다.

반면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1조3709억원으로 KB국민은행이 거둔 1조4226억원에 비해 517억원이 부족했다. 지주사 실적에서 은행의 당기순이 차지하는 비중도 국민은행은 54.8%지만 신한은행은 53.4%였다.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해주는 주요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에서 국민은행이 앞섰다. 국민은행의 NIM은 1.56%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뛰었다. 신한은행은 1.40%로 1년 전에 비해 0.01%포인트 개선에 그쳤다.

KB국민은행 손익표 [자료=KB금융그룹]

두 은행의 순익 성장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은 상반기 3조6972억원의 순이자이익을 거뒀다. 1년 전보다 12.9% 성장한 규모다. 순수수료이익도 5981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0.1% 커졌다.

반면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3조1662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둬 전년대비 7.3% 성장하는데 그쳤다. 수수료 이익도 4954억원을 거둬 전년대비 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관련 손익과 기금출연료와 예금보험료 등을 가감한 비이자이익은 전년대비 오히려 18.4% 감소했다.

신한은행 손익표 [자료=신한금융그룹]

국민은행이 올 상반기 신탁상품과 펀드 판매 수수료로 각각 1720억원과 820억원의 수익을 챙겼지만 신한은행은 각각 991억원과 480억원의 수익에 그쳤다. 아직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고객 신뢰도 하락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올 1분기에 신한은행 라임펀드 관련 532억원의 추가비용을 처리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2분기 사모펀드 관련 추가충당금 적립이 없었지만 하반기 사모펀드 이슈가 지속될 수 있는 부담을 안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경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디스커버리펀드 사태에 연루됐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650억원을 판매해 전액 환매가 중단됐다. 이밖에 아름드리펀드, 로얄클래스M펀드 등 부실펀드와 관련해 고객과의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라임CI펀드를 제외하고 나머지 환매중단된 펀드와 관련해서는 피해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아직 분쟁조정 등 절차 진행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실적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부분에서 증가추세가 둔화된 것을 맞다”면서도 “상반기 이례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는데도 불구하고 판관비를 비롯한 관리 비용을 많이 절감했던 부분이 실적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개선도 중요하지만 안전한 은행, 고객 중심의 디지털 변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최근 개점한 디지로그브랜치와 디지털영업부 확대를 통해 하반기 다변화되고 있는 디지털 금융 환경에 적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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