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테이지] 돌아온 파우스트..뮤지컬 '더 데빌' 인간의 욕망과 선택을 말하다

이슬기 기자 승인 2019.01.15 19:20 | 최종 수정 2019.01.15 19:21 의견 0
뮤지컬 '더데빌' 공연 사진(자료=알앤디웍스)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두 눈을 멀게 할 것만 같은 빛이 쏟아져 내려 온다. 관람에 방해가 될 것도 같은 풍경. 그러나 록 비트의 음악과 어우러진 조명은 강렬한 인상으로 관객의 마음을 훔친다.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미래를 향해 걸어가는 인간의 위태로우면서도 빛나는 삶과 닮은 듯도 하다. 뮤지컬 '더 데빌'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인간의 선택'을 조명한다.

'더 데빌'은 유혹과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오마주하는 작품이다. 지난 2014년 초연한 창작 뮤지컬로 넘치는 상징과 중독성 강한 넘버 등으로 신선한 등장을 알렸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이번 공연은 초연 공연 처럼 인터미션을 다시 만들고 보다 친절한 서사를 더해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찾아왔다.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는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다시 태어난다. 주인공 존 파우스트는 월가의 주식 브로커다. 그는 연인 그레첸과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으나 '블랙 먼데이' 사태를 마주하고 모든 것을 잃고 만다. 

선과 악, 신과 악마를 상징하는 X-화이트와 X-블랙은 존의 삶을 걸고 내기를 한다. 존은 X-블랙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그의 손을 잡는다. 그의 그릇된 선택은 욕망 앞에 쉽게 무너지는 인간을 대표한다. 나아가 파멸로 향해가는 존의 걸음은 '당신은 거부할 수 있는가'라는 유혹에 대한 물음을 객석에게 던진다.

기존 '더 데빌' 무대를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이번 삼연은 조금 심심하게 느낄 수도 있다. 난해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상징이 가득 했던 무대가 조금 친절해졌다. 기승전결의 명확한 서사를 따르는 작품은 아니지만 흐름을 돕는 장면과 대사의 추가도 함께해 처음 '더 데빌'을 보는 관객이 이야기를 따라가기엔 무리가 없다. 인터미션의 존재 또한 휘몰아치는 긴장을 덜어주는 역할을 해 호불호가 갈린다.

물론 그럼에도 '더 데빌'은 작품 자체로도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 되어 객석 앞에 선다. 라이브 밴드가 힘을 더하는 음악을 '더 데빌'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독성 강한 사운드는 극장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 록 스피릿의 선율을 극에 속도를 더하고 관객의 몰입을 끌어 당긴다. 

또한 같은 역할을 남녀 배우가 함께 소화하는 혼성 캐스팅과 한 배우가 두 가지 역할을 맡은 캐릭터 크로스도 쉽게 볼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더 데빌'은 재연 당시 X 캐릭터를 X-화이트와 X-블랙으로 나눴다. 배우들은 역할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과 감정을 선보여 풍성한 즐거움을 준다.

이번 공연에서 차지연, 임병근, 이충주 배우는 X-화이트와 X-블랙 역할 모두에 캐스팅됐다. 임병근과 이충주는 지난 13일 각각 1차팀 X-블랙과 X-화이트로서 마지막 무대를 선보였다. 임병근은 오는 18일 X-화이트로, 이충주는 오는 19일 X-블랙으로서 첫 공연을 올린다. 차지연 또한 오는 25일 X-화이트로서 공연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밖에도 김다현, 조형균, 김찬호, 박영수, 신재범, 송용진, 장지후, 정욱진, 이하나, 차엘리야, 이예은이 1차팀과 2차팀, 풀 공연 팀으로 나뉘어 무대를 꾸민다. 오는 3월 17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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