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하나 쓰는데 앱이 세개나"..흩어진 카드 앱에 '속 터지는 소비자'

삼성·비씨·신한카드 관련 앱 '각각 10개 이상'
"카드 하나 쓰는데 앱을 세 개나"..불만 심화
KB국민카드 "KB페이로 앱 통합 작업 착수"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6.13 12:01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여기가 앱 지옥", "카드 하나 쓰는데 앱이 세 개나 필요했다", "기능 하나당 앱이 존재하는 듯 하다", "용량 많이 차지해서 지난주에 주거래 은행 바꿨다", "줄이고 줄여서 5개". "은행 계열은 어쩔 수가 없나 봄", "카드랑 앱카드가 따로 있어 번거롭고 빨리 앱 통합해주길"

국내 카드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일부 소비자들 반응이다. 13일 기준 9개 카드사(신한·국민·삼성·롯데·현대·우리·하나·농협·비씨)의 앱 개수가 각 사당 최소 2개부터 최대 11개까지 분포된 것으로 나타나 보다 편리한 카드 생활을 위해 앱 통합에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롯데멤버스 조사에 따르면 20대 이상 성인 남녀 500명 중 79.2%가 카드 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성인 한 명이 스마트폰에 설치한 결제·금융 관련 앱은 평균 6.84개 ▲이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앱 설치 개수는 평균 4.99개로 조사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확인한 결과 카드사 관련 앱은 13일 기준 ▲삼성카드(12개) ▲비씨카드(11개) ▲신한카드(10개) ▲KB국민카드(6개) ▲현대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5개) ▲롯데카드(2개) 순으로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앱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분산된 앱을 신속히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OO카드를 이용하는 한 20대 소비자는 "카드사 서비스를 유용하게 쓰는 데 앱이 도움을 주는 건 맞지만 여러 앱이 분리돼 있으니까 뭐가 무엇인지 헷갈리고 일일이 다운로드 받아야 해 살짝 반감이 든다"며 "카드사가 제공하는 기능을 합친 앱이 나오면 훨씬 편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해당 카드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과거에 출시한 앱들이 갈수록 기능과 확장성 측면에서 제한이 생기다보니 이후 업그레이드 및 개편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앱들이 분리돼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직원이지만 개인적으로도 앱 분산 형태에 의구심이 든다"고 답했다.

업계 일부에선 앱 통합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지만 다양한 기능을 한 곳으로 뭉쳐지면 ▲용량 과다에 따른 오류 발생 ▲화면이 버벅거리는 현상 ▲한 화면에서 여러 서비스를 확인하지 못 하는 상황 등 불편함을 일으킬 수 있단 우려를 내놨다.

앱이 분산될수록 소비자가 여러 앱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앱 구동 속도가 빨라지는데다 세분화된 기능을 집중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모든 앱을 없애는 건 아니지만 몇몇 앱 기능을 한 곳에 몰아 앱 통합을 진행하는 카드사도 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주요 앱 기능을 KB페이 한곳으로 모으는 통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KB페이는 오픈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인증 솔루션 기술, 토큰화 시스템 등을 토대로 한 개방형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KB국민카드는 기존에 출시한 카드 앱과 리브메이트 3.0의 핵심 기능을 KB페이로 모으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단 설명이다.

또 현대카드는 지난해 8월 기존 앱을 새단장하는 '앱 3.0 프로젝트'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5년 결제앱과 검색앱을 합치는 '앱 2.0 프로젝트' 이후 5년 만이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앱 2.0프로젝트는 고객이 카드를 쓰는데 불편함을 감수하고 앱을 2개나 설치해야 했던 점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보고 진행한 작업"이라며 "3.0의 중요한 점은 어카운트 홈(카드 사용정보)와 콘텐츠 홈(상품 및 서비스 혜택)을 구성해 다양한 카드 서비스를 한 곳에 모은 것이고 향후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다음 프로젝트를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앱 분산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단 각 사 정책이고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도 일부 공감한다"며 "올 연말부터 각 카드사의 '페이 앱'에 타사 카드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카카오나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의 결제 사업 진입에 맞서 앱 통합을 적극 추진하는 등 모바일 플랫폼 개편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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