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인수전①]이베이 카드 버린 MBK파트너스, 홈플러스-요기요 시너지 노리나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6.09 14:52 의견 0
MBK파트너스가 운영하는 홈플러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요기요와 함께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료=홈플러스]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이베이코리아의 유력 인수자로 꼽혔던 MBK파트너스가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올해 유통가에 걸린 빅딜 ‘이베이·요기요’에 모두 참여한 MBK파트너스이기 때문에 앞으로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전날 이루어진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서 LOI(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남은 빅딜인 요기요 인수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다.

■근거리 즉시배송 서비스..홈플러스-요기요 시너지 기대

요기요는 오는 17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요기요 숏리스트에는 SSG닷컴(신세계)과 MBK파트너스를 비롯한 여러 사모펀드운용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업계관계자는 “쿠팡 등 외부적 요인으로 매각가에 대한 공방이 심했던 이베이코리아보다 요기요 인수전이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며 “요기요와의 시너지도 이베이코리아 못지않게 기대할 수 있는 MBK파트너스가 가성비 좋은 요기요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미 요기요와의 시너지 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 바로 현재 MBK파트너스가 운영하고 있는 홈플러스와의 시너지다.

지난해 전국으로 확대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요기요 장보기 즉시배송’은 소비자들이 한 시간 이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도 이용이 가능하지만 요기요 도입 이후 이용자 수가 이전에 비해 60% 증가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서비스 출범 1년이 지난 지금도 요기요 장보기 즉시배송을 통한 주문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요기요가 매각을 앞두고 이달 자체 즉시배송 서비스인 ‘요마트’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해당 서비스에 대한 고객경험과 서울 11개 지역에 있는 물류센터를 활용할 기회도 생겼다.

■5조 ‘이베이’보다 2조 ‘요기요’..가성비 좋은 인수 효과 노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전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발을 빼면서 “관심 있게 지켜보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7조원의 여유 자금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베이코리아나 요기요 모두를 인수할 수도 있는 충분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투자업계는 MBK파트너스가 어떤 형태로든 이번 빅딜에서 무조건 1곳 이상의 인수를 성공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 곳만 고르자면 요기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을 경우 MBK파트너스가 가져갈 시너지 효과는 홈플러스 온라인 유통의 성장이다. 이마트 등 타사와 비교했을 때 미미한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홈플러스 온라인몰이 업계 3위로 반등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5조원의 매각가는 격변하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점유율 확대라는 효과만을 기대하기에는 비용이 크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MBK파트너스가 불참한 것은 매각가와 인수 후 시너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불참 이유를 분석했다.

하지만 요기요는 5조원의 반도 안되는 2조원의 가격으로 비슷한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특히 이미 콜드체인 배송 차량 등 배송 인프라를 확보한 홈플러스에게 요기요가 가진 ‘초근거리 배송 경험’은 매력적인 고객경험이다.

콜드체인 차량을 이용한 대량 배송은 물론 1인가구 등을 겨냥한 이륜차 소규모 배송라인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매각가에 대한 후보자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으로 가격 협상 가능성이 떨어진 이베이코리아와 달리 요기요는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며 “비슷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투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은 요기요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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