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 1500만시대에 "보장 적고 비싸" 가입률 1%..외면받는 '펫보험'

"가입 번거롭고 보장 적은데 보험료 비싸"..보험 가입은 900만 마리 중 3만 마리
보험사, 가입장벽 허무는 등 변화 시도, "수년 째 잠재시장?..충분히 성장 가능"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4.15 10:27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펫보험(반려동물보험) 가입률 1%의 벽이 깨질 수 있을까.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에 펫보험은 '보장이 적고 보험료는 비싸다'며 외면받고 있다. 이에 보험사도 암흑기 정점에 선 펫보험 시장을 살리기 위해 가입 장벽을 낮추는 등 총력을 쏟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 전날(14일) 다이렉트 모바일 펫보험 'KB펫코노미보험'을 내놨다.

펫보험이란 보험료를 내고 ▲반려동물의 병원 진료비 ▲타인의 반려동물에 입힌 피해배상액 ▲장례비용 등을 보장 받는 상품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실손보험으로도 불린다.

현재 펫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KB손보를 비롯해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등이 있다.

그간 펫보험은 가입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소비자가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보험사들도 최근들어 가입 장벽을 허무는 모습이다.

KB손보의 새 펫보험 역시 반려동물 사진 한 장만으로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물등록번호나 예방주사 등 진료기록 유무를 입력하거나 여러 장의 사진을 등록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없앴다는 설명이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펫보험을 각각 CU와 GS25 편의점에 진열했다.

삼성화재의 '다이렉트 펫보험'은 CU 점포 내 택배기기를 이용해 상세내용을 조회한 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읽히는 방식으로 가입이 진행된다. 기입대상은 반려견 및 반려묘를 기르는 반려인이다.

현대해상의 '(무배당)하이펫 애견보험'에 가입하려면 GS25 계산대에서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이 상품은 반려견이 타인의 신체나 반려동물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최대 500만원을 지원한다.

이처럼 가입 절차를 줄이거나 상품 접근성을 높이는 등 펫보험 시장을 키우려는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직 가입률이 1%도 채 안되는 틈새시장이라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은 국내 기준 900만 마리 안팎이다. 이 중 보험에 가입된 동물은 약 3만 마리로 전체의 0.3% 수준이다.

지난 2017년 0.1% 가입률에 비하면 소폭 늘었다. 그 사이 애견을 키우는 인구 즉 잠재 고객도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펫보험'은 수년 째 잠재 시장이다.

업계에서는 펫보험 시장이 커지려면 진료비 사전 고시와 표준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물병원마다 제각각인 진료비는 손해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장 개선이 시급하단 소리가 나온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생체정보를 활용한 동물등록방식 개선, 진료항목 표준화 및 진료비 사전고지, 공시제 도입 등 반려동물 진료에 대한 사회적인 인프라 구축될 때 연관산업인 펫보험도 함께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가입률이 낮다보니 보험사 입장에서도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사회안전망 측면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봤을 땐 충분히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는 보험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체 펫보험 관련 보험금 지급 건수가 2019년 2만3700건에서 지난해 5만5800건으로 껑충 뛰었다"며 "물론 아직 가입률은 낮지만 시장 초기인 만큼 커질 가능성은 충분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도 늘면서 갈수록 호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들도 저조한 펫보험 가입률을 두고 "제발 의료비 표준화 되길", "슬개골이나 자궁 등 발병률 높은 부위 보장 늘려줘", "첫째는 전용 적금 들고 둘째는 보험 들었는데 적금이 훨 나아", "어릴 때부터 가입해 놓으면 확실히 도움은 되던데", "카드사 포인트 혜택이 펫보험 보장보다 좋을 때 많아" 등 여러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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