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게섯거라”..라면업계, 비빔면 시장 1위 향해 ‘길목승부’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4.09 11:52 | 최종 수정 2021.04.09 11:53 의견 0
라면업계 비빔면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여름철 별미인 ‘비빔면’ 경쟁이 벌써부터 뜨겁다. 매년 여름 수요가 많아지는 비빔면 시장의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라면업계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약 1400억원대에 이른다. 쫄면·냉면·메밀소바 등 여름 계절면의 수요가 감소한데 반해 비빔면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비빔면 시장의 매출은 1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기준 비빔면 시장의 약 60%는 팔도 비빔면이 점유하고 있다. 오뚜기 진비빔면은 점유율 25%로 뒤를 따르고 있다.

팔도 비빔면은 2018년 연간 판매량 1억개를 판매했다. 지난해는 1억2500만개를 돌파했다. 부동의 1위다. 매년 식품업체들은 비빔면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팔도 비빔면의 벽을 넘지 못했다. 농심과 오뚜기는 작년부터 신제품 출시에 이어 모델도 기용하며 팔도비빔면의 뒤를 쫓아왔다. 풀무원도 작년 라면 시리즈로 라면업계에 발을 들인 후 올해는 비빔면 시리즈를 출시해 비빔면 전쟁이 참전했다.

팔도는 매년 봄 시즌부터 비빔면 한정판을 내놓는다. 올해 한정판의 콘셉트는 액상스프 증량이다. 올해는 ’팔도비빔면 8g+'를 1200만개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한정판은 기존 가격을 유지하되 기존 액상비빔스프 30g에 8g을 추가로 별첨했다. 팔도는 매년 새로운 콘셉트의 비빔면 한정판으로 소비자에게 신선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소비자의 피드백을 반영한 제품을 통해 비빔면계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양을 늘린 ‘팔도 비빔면 1.2’와 네티즌의 의견을 반영한 ‘괄도 네넴띤’은 큰 인기를 끌은 바 있다.

라면의 종가 농심은 올해도 비빔면 시장에 도전했다. 비빔면 시장을 잡기 위해 꾸준히 신제품을 선보였지만 매번 참패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칼빔면의 실패를 딛고 올해는 ‘배홍동 비빔면’에 주력했다. 그 덕에 배홍동 비빔면은 출시 4주 만에 700만개가 판매됐다. 그간 농심의 비빔면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이다. 인기 비결은 넉넉하고 감칠맛 나는 비빔장으로 분석됐다. 농심은 폭발적인 수요에 맞춰 초기 출시 대비 2배가량 공급량을 늘렸다.

1995년부터 꾸준히 라면 시장을 넘보던 풀무원은 올해 비빔면에 처음 발을 들였다. 지난해 출시한 라면 ‘정·백·홍면’은 국내 신제품 라면 중 2위를 기록했다. 라면 시장 집입에 성공한 풀무원은 올해는 ‘정·백·홍 비빔면’을 내놓았다. 풀무원이 선택한 카드는 차별화다.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 비빔면은 비건 인증을 받았다. 맵지 않은 백 비비면은 어린 소비자를 잡을 계획이다. 홍 비빔면은 매운맛을 좋아하는 젊은 층을 겨냥했다. 풀무원은 차별성을 무기로 다양한 소비층을 한번에 잡기 위한 전략을 내세웠다.

지난해 선전했던 오뚜기는 ‘진비빔면’을 다시 앞세웠다. 작년 선보인 진비빔면은 5000만개의 판매량을 자랑하며 당당히 업계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출시 당시 타마린드 비법소스와 20% 증량으로 인기를 끌었다. 오뚜기는 변화 없이 작년 그대로의 진비빔면을 이어갈 예정이다.

라면업체 관계자는 “비빔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비빔면이 그간 여름이 성수기인 계절면에서 사계절 제품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비빔면 시장을 두고 올해에도 업체간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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