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SH공사, 마곡 분양원가 고의 은폐 의혹..검찰 고발 검토"

이혜선 기자 승인 2021.03.04 18:11 의견 0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분양원가 세부내역 공개를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자료=경실련 유튜브 캡처]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마곡 분양원가 자료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실련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가 경실련과 진행 중인 아파트 분양원가 정보공개 소송에서 '아파트 분양원가 관련 자료를 분실했다'는 허위문서 제출과 거짓 진술로 재판부와 시민을 속인 것이 밝혀졌다"며 "SH공사의 분양원가 자료 은폐 의혹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위증과 고의적 조직적 은폐 등의 여부에 대해 검찰 고발 등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실련은 2019년 4월 SH공사에 마곡 15단지 등 12개 단지 분양원가 세부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SH공사가 이를 거부하고 비공개 처분하자 경실련은 같은 해 7월 SH공사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19년 12월 SH공사는 마곡 15단지 설계내역 등 일부 자료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4월 경실련에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한 일부 자료에 대해선 각하 처분을 했다. 경실련과 SH공사는 각각 항소하며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22일 SH공사는 항소심 재판부에 '마곡 15단지 설계내역서, 사무실 이전 중 분실 추정'이라는 내용의 서증을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달 SH공사가 국민의 힘 하태경 의원실에 분실했다던 마곡지구 15단지 설계내역서를 포함한 원가자료를 제출하면서 고의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경실련은 "SH공사가 분양가를 부풀려 부당이득 등을 감추기 위해 고의로 원가자료를 숨기고 사법부와 시민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공공아파트 건축비 변화 [자료=하태경 의원실]

SH공사가 하태경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분양원가 비공개 이후 건축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07년 발산4단지의 건축비가 366만원이었던 반면 2013년 마곡15단지는 568만원, 2020년 마곡9단지는 849만원으로 뛰었다.

경실련은 "SH공사는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설립된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분양원가 공개를 거부하고 분양가를 부풀려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이번에는 원가자료를 고의로 은폐하고 사법부와 서울시민을 속인 것까지 발각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 고발 등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제수용, 독점개발, 용도변경 등 3대 특권을 남용해 배만 불리는 부도덕한 땅장사, 바가지 분양 종식을 선언하고 SH공사 아파트의 모든 분양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LH 비리 때 LH 사장이었고 SH공사의 자료 은폐, 위증 시기에는 SH공사 사장이었다"며 "이런 사람을 국토부 장관을 시킨 것은 비리를 은폐하라고 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말했다.

SH공사는 이날 반박자료를 통해 "1심 재판부의 자료 제출 요청에 대해 해당 자료가 사업부서별로 산재돼 있어 찾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며 "고의로 문서를 은폐 또는 미제출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본 사안은 현재 소송 진행 중인 건이며 SH공사는 최종 소송 결과에 따라 해당 정보에 대한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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