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비트코인 채굴 전력..전기차 시대 악재되나

이상훈 기자 승인 2021.03.03 16:11 의견 0
해마다 소비전력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소비하는 전력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전기차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기촤 관련 소비전력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블룸버그ENF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전기승용차와 상용차 전력소비는 2020년 대비 각각 17배, 33배가량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히 폭발적인 상승세다.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전자기기와 데이터센터로 인해 전력소비량은 꾸준히 증가세를 띠고 있다.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회장 겸 CEO는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현재 기술로 구축하게 되면 2025년까지 전 세계 전력의 15%를 데이터센터가 소비하게 된다"며 소비전력 감소 정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 비트코인 채굴 소비전력, 아르헨티나 소비전력 능가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 소비지표의 3일 소비전력 현황. [자료=케임브리지 대학]

하지만 그 보다 심각한 것은 비트코인 등 작업증명(PoW) 방식을 채택한 가상자산이 소모하는 채굴 파워(전력)다. 영국 케이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 소비 지표'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전력에너지는 지난달 3일 현재 기준 연간 130.90TWh(시간당 테라와트)를 넘어섰다. 이는 세계 8위 면적, 세계 32위 인구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 전역에서 사용하는 전력 양과 유사한 수준이다.

비트코인 채굴(Mining)은 블록체인이라 불리는 비트코인의 공공 원장(Ledger)에 거래 기록을 추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컴퓨터 또는 전용 채굴기(Miner)의 연산 처리능력을 사용해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검증하고 암호화해 저장한다. 검증을 마쳐 블록에 저장된 거래 원장은 체인으로 연결된다. 이를 블록체인이라 부른다.

거래의 블록이 생성될 경우 채굴자들(Miners)은 이를 기록에 남기게 된다. 이들은 이 블록 정보에 복잡한 수학적 공식을 적용하고 나중에 이를 무작위적으로 보이는 문자와 숫자의 순서인 '해시(Hash)로 변경한다. 해시에는 거래 블록에 대한 정보와 블록체인에 저장된 과거 블록의 해시도 포함된다. 하지만 이 문자열이 워낙 길고 복잡해 이를 해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비트코인 채굴 수익 높아 대규모 채굴장 운영 중

채굴자들은 이 복잡한 해시에 담긴 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거래가 정상적임을 확인해 주는 식으로 블록체인을 이어나간다. 그 거래에 대한 보상이 비트코인인 셈이다. 이 같은 막대한 연산력을 필요로 하는 비트코인은 채굴 보상이 4년 주기로 반감된다.

반감기는 말 그대로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의 첫 번째 반감기는 2012년 11월28일이었고 두 번째 반감기는 2016년 7월9일이었다. 세 번째 반감기는 2020년 5월12일에 이뤄졌다. 첫 번째 반감기의 비트코인 보상은 25BTC였고 두 번째 반감기는 12.5개로, 그리고 세 번째 반감기는 다시 6.25개로 줄어들었다. 채굴에 따른 보상은 감소하는데 비트코인 가격이 제자리라면 채굴자들이 손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대규모 비트코인 채굴 풀(Pool)은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채굴 보상이 줄어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해 수익이 높아지면 채굴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500% 이상 급등했다. 비트코인 채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특히 비트코인은 총 2100만개로 수량이 한정돼 있고 1860만개 이상이 채굴된 상태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희소성이 높아지게 된다.

■ 비트코인이 소비하는 전력에 대한 비난 증가..중국 채굴장 폐쇄

비트코인 채굴로 인해 소모되는 전력량이 지나치게 크게 증가하자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은 극도로 비효율적인 자산"이라며 채굴에 따른 전력 손실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대규모 비트코인 채굴장이 몰려 있는 중국 역시 전력소비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중국 내몽고 정부는 비트코인 채굴을 전면 금지하고 4월까지 관련 업체를 전부 폐쇄하겠다는 강경책을 내놓았다. 중국 중앙정부가 지난해 내몽고에 대해 에너지 소비 목표를 지키지 못한 유일한 지방정부라고 비난한 데에 따른 태도 전환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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