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물량 상관없이 오른다..작년 서울 전셋값 14%↑

이혜선 기자 승인 2021.03.03 14:30 의견 0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및 전셋값 변동률 분기 추이 [자료=부동산114]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과거보다 많았음에도 전셋값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시장에서 입주 물량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9078가구로 2008년(5만7379가구)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4.24% 상승해 부동산114가 2002년부터 시세를 집계한 이래 2번째(2015년 15.60% 상승)로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부동산114는 "임대차2법 도입에 따른 과도기적 진통도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과거보다 높아진 정비사업 비중과 거주요건 강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통상 전셋값은 입주 물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나타낸다. 2018년 4분기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직전 분기 대비 3배 이상(5929가구→2만233가구) 늘었다. 당시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가 한 번에 입주하며 서울 전셋값이 3분기 연속 떨어진 바 있다.

다만 그 이후에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입주 물량은 과거보다 많았지만 전세가격은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 이슈로 특정 지역으로 전세수요가 늘고 임대차2법 시행 영향으로 입주 물량 영향력이 과거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2013~2014년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한 입주 물량 비중이 절반 이하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의 입주 물량은 정비사업 비중이 80% 수준에 육박한다. 정비사업의 경우 기존 조합원이 전체 물량의 절반가량을 소유하고 있어 일반 가구에 돌아가는 물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정부의 각종 규제로 양도세 면제를 위한 2년 거주, 주택담보대출 시 직접 거주 등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며 전월세 시장에 나오는 물량은 더 적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차보호법이 강화되며 전월세가격을 추가로 자극했다고 부동산114는 분석했다.

2분기부터는 아파트 입주 총량도 줄어든다. 올해 1분기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1만1140가구가 입주하지만 ▲2분기(5659가구) ▲3분기(7938가구) ▲4분기(4919가구) 등 눈에 띄게 물량이 줄어든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입주 물량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전셋값은 당분간 구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2년 단위로 이어지는 전세 계약을 고려할 때 올해 3월부터 진행될 이사철 전셋값은 재계약·신규 계약 모두 높아진 가격에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든 적든 전셋값은 올해까지는 과도기적 상승세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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