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등 포털 만든 공신 '실검' 서비스 종료..여론 조작 논란에 사라져

이상훈 기자 승인 2021.02.26 07:39 | 최종 수정 2021.02.26 07:55 의견 0
[자료=네이버 화면 캡처]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에서 25일부터 '실시간 검색(실검)'과 '뉴스토픽' 서비스를 폐지했다. 서비스 개시 이후 각각 16년, 11년 만에 중단되는 것이다. 이로써 카카오가 지난해 2월 다음 포털에서 실검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네이버까지 모두 실검 서비스를 중단했다.

2005년 5월 '실시간 인기 검색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이 서비스는 일정 시간 동안 네이버 검색창으로 입력되는 검색어를 분석해 입력 횟수의 증가 비율이 가장 큰 검색어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당시 온라인 검색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검색어의 '정보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이 '실검' 서비스 도입으로 포털 유입자가 크게 증가했고 덕분에 다음을 제치고 포털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바쁜 현대인들은 실검을 통해 매일 매일 주요 이슈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안이 금메달을 따자 '안현수 금메달', '빙상연맹'이 나란히 실검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국내 첫 아카데미상 수상의 영광을 안은 영화 기생충도 당시 관련 내용이 실검 순위 상위권을 점령했다.

하지만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 '조국 힘내세요'와 '조국 사퇴하세요' 등이 실검 1, 2위를 점령하며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모습을 보였고, 비바리퍼블리카의 리워드 보상형 퀴즈 정답이 '실검' 키워드를 점령하다시피 하는 등 여론 조작·광고 논란이 잇따랐다.

네이버는 실검 서비스 폐지에 앞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실검을 사용자 개개인의 관심사에 맞춰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꾸고, 선거 기간에는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는 등 실검 서비스를 존속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실검장에서 여론몰이 및 조작이 이뤄지는 만큼 규제 및 더 나아가 포털의 실검 서비스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카카오가 지난해 2월 다음의 '실시간 이슈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하자 마침내 네이버도 실검 서비스를 종료했다.

하지만 논란은 잠들지 않아 네이버는 이날 결국 서비스를 종료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2월 포털 다음의 '실시간 이슈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한 바 있다.

네이버는 또 지난 2010년 '핫토픽 키워드'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뉴스토픽'도 25일 종료했다. 뉴스토픽 서비스는 뉴스 기사에서 생성된 문서를 기반으로 많이 사용된 키워드를 시간대별로 집계해 지금 뜨고 있는 트렌드를 차트로 제공해왔다.

네이버는 실검 서비스 종료에 대해 "매일 네이버를 방문하는 3천만 명의 사용자가 입력하는 다양한 검색 질의어는 '급상승검색어'를 통해 정보로 재탄생했다. 가장 빠르게 재난 상황을 알려주거나 관심있던 기업의 채용 소식을 챙겨주고, 한 때 좋아했던 스타의 근황으로 추억을 소환하기도 하며 사용자의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는 "사용자들의 인터넷 서비스 사용 행태도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인터넷 서비스의 가장 활발한 사용자 층, 통상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사용자들의 파급력은 다른 세대의 사용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은 일방적으로 주어진 콘텐츠를 소비하기 보다 자신의 취향이나 기호에 맞춰 선택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으며 직접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비스 종료 이유를 설명했다.

뉴스토픽 종료에 대해서도 네이버 관계자는 "언론사 구독 중심으로 뉴스 소비 방식이 변화하면서 이용자가 직접 매체를 선택하고 다양한 뉴스를 추천받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뉴스토픽도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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