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초록 마녀의 강인함..뮤지컬 '위키드'가 관객과 나누고픈 이야기

이슬기 기자 승인 2021.02.23 20:14 의견 0
뮤지컬 '위키드'에 출연 중인 배우 남경주, 진태화, 손승연, 옥주현, 정선아, 나하나, 서경수.
(왼쪽부터) [사진=이슬기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강렬한 에너지와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을 것."

뮤지컬 '위키드'가 새롭게 돌아왔다. 5년 만에 돌아온 한국어 라이선스 무대.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막에 대한 걱정도 커졌지만 방역수칙 완화와 함께 무리 없이 공연을 열었다. 거리두기로 인해 적어진 좌석 수도 한 몫했지만 작품성을 입증한 무대에 대한 관심도 크기에 매진 행렬도 계속되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는 '위키드'의 주역을 맡은 옥주현, 정선아, 손승연, 나하나, 진태화, 서경수, 남경주가 자리해 작품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코로나19 팬데믹 속 무대..적지 않은 책임감으로

인터뷰 현장에서 배우들은 코로나19 시기 속에서 뮤지컬의 막을 올리는 것에 대한 적지 않은 부담감과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았다. 특히 '위키드'는 코로나19 타격 이후 전 세계에서 최초로 무대가 올라가는 것이다.

손승연은 "매 순간 무대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고 관객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소중한 시간들을 만끽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선아는 "작년에 '위키드' 제안을 받았을 때만 해도 올해에는 코로나19가 사라지고 안정적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끝나지 않아 마음이 아팠다"고 말하는 한편 "미뤄지지 않고 막을 올릴 수 있었다. 관객분들이 '위키드'를 사랑해주시는 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한 회 한 회 무대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끝날 때까지 코로나19가 멈춰지길 바라면서 즐겁게 무대에 오르겠다"고 덧붙였다.

■ 마스크로 가득한 풍경..관객 '열정'은 변하지 않아

연극 뮤지컬 시장은 코로나19 라는 시국에 따라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다. 공연이 상연되는 내내 관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벗을 수 없다. 바로 앞 관객과 호흡하면서 만들어가는 공연의 특성상 어려움은 없을까.

정선아는 극 중 글린다의 대표곡으로 손꼽히는 넘버 'Popular'를 예로 들었다. "사실 항상 웃음이 많이 나오던 장면인데 첫 공연 때 관객 분들이 조용해서 놀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선아는 "공연을 하다보니 긴장이 줄고 시야가 넓어지니까 관객 분들의 모습이 보였다. 마스크 밖 눈이 초롱초롱하고 손바닥이 부러져라 박수를 쳐주시더라. 그 즐거움이 전해져왔다"고 설명했다.

옥주현 또한 정선아의 말에 동의했다. 옥주현은 "즐겁게 보고 계시겠지라는 추측을 믿고 열심히 할 뿐이다. 관객 분들은 티켓을 구매하는 것부터 방역수칙, 조심해야 하는 시기에 공연장을 찾는 것에 대한 고민 등.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와주신다. 내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무대와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시리라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위키드' 캐릭터 포스터. [자료=클립서비스]

■ 옥주현·정선아 "다시 돌아온 무대..깊어진 메세지"

2021년도 '위키드'에는 한국 초연을 빛냈던 배우들이 다시 돌아와 시선을 끌고 있다. 7년 만에 엘파바 옷을 입은 옥주현과 모든 시즌에 글린다로 자리한 정선아다.

옥주현은 "감동적인 조우였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오랜만에 돌아오니 나이도 들었고 경헌도 늘다보니 내가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더 깊겠다는 설렘이 있었다. 그 점이 가장 기쁘고 한 회차 한 회차가 소중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대해 "동화 같고 판타지 같은 설정이지만 철학적 메시지를 자진 작품이다. 세상의 밝음,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선 등을 알려주는 자가 우리 세상에도 드물게 있는데 이 작품에서는 동물이 그런 존재"라고 전했다.

이어 "세상에서 밝음을 말하는 자들이 사라져 가고 그걸 지워가는 정치적 움직임을 되돌아 본다. 또 살다 보면 많은 선택에 따른 책임을 마주하는데 엘파바를 통해 내 삶을 생각하게 해준다"고 성명했다.

정선아는 "초연부터 계속해서 세 번째 글린다 역으로 함께 하고 있다. 너무 감사한 마음 뿐이다. 초연 할 때는 마냥 멋있고 최고의 작품의 글린다로서 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는 생각으로 공연을 했다. 재연 때는 조금 해봤다는 여유가 있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떨린다. 시국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마음이 뭔지 잘 모르겠다. 그저 감사하다"고 말했다.

'위키드'의 새 얼굴들..손승연 나하나 진태화 서경수

이번 '위키드'에는 새 얼굴도 가득하다. 엘파바 역에는 손승연, 글린다 역에는 나하나가 새로 합류했다.

손승연은 "앨범을 준비하고 발매하는 과정에 합류했다. '위키드'에 대한 기대 만큼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텐데 하는 부담이 컸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작품의 메세지를 잔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위키드'의 오랜 팬이라 밝힌 나하나는 "오디션 보는 것 만으로도 흥분되고 설렜던 작품"이라면서 "무대에 올랐을 때는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위키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무대, 순간에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피에로 역에는 진태화, 서경수가 함께한다. 진태화는 "군대 휴가를 나와서 봤던 무대를 하고 있다는 것이 영광"이라며 "좋은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전해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경수는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면서도 많이 울고 감동을 받고 소름이 돋는 일의 연속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많은 관객들이 응원해주셔서 더없이 행복하고 이 순간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무대 위에서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전했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지난 2003년 초연 이래 17년째 전 세계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는 5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한다. 이후 5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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