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악화된 스포츠 재정..e스포츠 스포츠토토 편입으로 해결방안 모색

김진욱 기자 승인 2021.02.08 18:40 의견 0
'e스포츠 체육진흥투표권 도입 논의 토론회'가 8일 서울 상암동 e스포츠 명예의전당에서 개최됐다. [자료=유튜브 캡처]

[한국정경신문=김진욱 기자]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종목 편입을 위한 공식적인 논의가 처음으로 열렸다.

이상헌 의원실과 한국 e스포츠협회는 8일 서울 상암동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e스포츠 체육진흥투표권 도입 논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김대희 박사를 비롯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이민재 실장, 한국 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총장, 한국프로축구연맹 마케팅팀 임동환 팀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패널로는 LCK 이정훈 사무총장과 젠지 e스포츠 이승용 이사, 스포츠토토코리아 심종호 본부장이 참여했다.

■ 코로나19가 가져온 e스포츠의 가능성

본격적인 행사는 김철학 사무총장의 발제로 시작됐다. 김 사무총장은 기존 스포츠를 넘어서고 있는 e스포츠의 영향력과 e스포츠가 처한 당면 과제를 설명했다.

뒤이어 한국스포츠정책 과학원 김대희 박사의 ‘체육진흥투표권 e스포츠 투입 검토 배경 및 필요성’이 발표됐다.

이 발표에는 왜 e스포츠가 스포츠토토 영역에 편입돼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가 담겨있었다.

발표 내용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기존 콘택트 중심의 기존 스포츠를 통한 체육진흥 투표권 발행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으며 체육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현실이 담겼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고용지원 등 사회보험성 지출 증가로 체육진흥 기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 상당한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렇듯 코로나19로 인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체육진흥투표권 대체재 투입 필요성이 생겼고 e스포츠가 유망한 종목으로 보여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LCK가 프랜차이즈화되면서 더욱 이러한 필요성이 더해졌다.

한국스포츠정책 과학원 김대희 박사의 발표 내용. [자료=e스포츠협회]

■ e스포츠 기존 스포츠의 장벽 넘어설 수 있을까

하지만 e스포츠가 단기간 내 스포츠토토 종목으로 편입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이민재 실장이 발표한 ‘e스포츠의 체육진흥투표권 발행종목 도입 검토’ 발표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제29조에 있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해당 시행령을 보면 ▲운동경기의 계획성과 안정성 ▲주최단체에 소속된 경기 팀의 선수, 감독, 코치 및 심판에 관한 등록과 등록 말소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을 것 ▲개최하는 운동경기에 대한 경기규칙을 정하고 있을 것이라는 조건이 있다. 이외에도 승부조작 우려 여부와 해당 경기의 상품개발 가능여부, 주최 단체의 업무협조 역량 확보 여부 등이 기타 조건으로 달려 있다.

기존 스포츠의 경우 각 협단체가 존재해 이러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e스포츠는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가 주요 단체로 돼 있다. 그러나 종목에 대한 주최 권한 등이 없다. 단 LoL을 주 종목으로 하는 LCK는 별도 법인으로 해당 단체 요건을 갖추고 있다. IP(지적재산권)를 가진 사기업에서 국내 스포츠토토 발행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협약을 통해 스포츠토토 종목으로 편입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또한 스포츠토토는 사행 사업으로 분류돼 있어 사행산업감독위원회에서 관리하는 매출총량제가 있다. e스포츠가 스포츠토토 종목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기존 스포츠 영역 관계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하지만 기존 스포츠 단체에서는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편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넘어야할 현실적인 한계

e스포츠가 스포츠토토 종목으로 편입이 되더라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임동환 팀장이 발표한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의 실례, 실익과 현실적인 한계점’ 발표에 따르면 스포츠토토를 통한 수익은 경상비와 시설투자에 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또한 구단당 분배되는 금액도 적어 단기적인 마케팅에 활용되는 수준이다.

단 유소년 아마추어 저변 확대에 사용될 수 있는 측면이 있어 e스포츠를 대중화시키는 데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e스포츠 스포트토토 편입 스포츠 재정확대 기회 한목소리

이어진 토론 과정에서는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종목 편입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김대희 박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프로스포츠 대회가 열리지 않아 여러 방안이 모색됐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e스포츠 수요가 3배 이상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스포츠로 대체되고 대중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투자도 기업의 투자도 많아지고 있다”고 지금의 현실을 분석했다.

이어 “미래세대를 위한 고전적인 스포츠에서 탈피해서 새로운 수요창출 필요한 시점”이라고 e스포츠의 스포츠토토 편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젠지e스포츠의 이승용 이사는 “이런 논의가 나왔다는 측면에서도 e스포츠 산업이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민체육이라는 이름이 달린 기금을 e스포츠에서 활용할 때는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가 됐다는 국민적인 공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LCK의 이정훈 사무총장은 “지난 9년간 LCK를 운영해오면서 안정성은 물론 승부조작 등에서 큰 문제 없이 진행돼 왔다”며 “LCK는 사기업이 운영사다. 국민체육진흥기금과 어떻게 관계를 설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를 제시했다.

스포츠토토 코리아 심종호 본부장은 “체육진흥 투표권과 관련된 시행령은 과거 1999년 논의를 시작해 만들어졌다. 전통 스포츠 위주로 만들어져 있다. e스포츠 안에 다양한 종목이 있는 것은 현실 법조항과 맞지 않는다”며 “필요하면 법이 바뀌어야 한다. 특히 주체 단체와 게임 제작사간의 합의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현실적인 한계 극복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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