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꼬대가 단순 잠버릇?..치매·파킨슨병 등 초기 단계일 수도

김성원 기자 승인 2021.02.01 16:10 의견 0

#. 김성일(가명·65세·남성)씨는 6개월 전부터 자는 도중에 소리를 지른다는 말을 아내로부터 자주 듣게 됐다. 자신은 그런 기억이 없는데 아내가 그렇다고 하니 믿을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꿈을 더 많이 꾸고,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는 감각의 변화를 겪고 있다. (렘수면행동장애 수면클리닉병원 관련 사례 중)

1일 신홍범 코슬립수면클리닉 대표원장이 환자를 문진하고 있다. [자료=한국정경신문]

[한국정경신문=김성원 기자] 심한 잠꼬대 증상이 있는 렘수면행동장애가 치매나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초기단계로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일 의학계에 따르면 미국 유타대학교 약학대학 약리학·독성학과 마르코 보르톨라토 교수팀은 ‘렘수면행동장애와 파킨슨병’에 대한 연구논문을 최근 국제학술지 ‘신경학저널’(Journal of Neurology)에 게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과 동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새로운 연구에서 파킨슨병에 대한 도파민 대체 치료가 렘수면행동장애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연구팀은 도파민 대체 치료가 파킨슨병 환자의 렘수면행동장애 증상 발생과 관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는 렘수면행동장애 스크리닝 설문지를 통해 렘수면행동장애 증상이 있는 파킨슨병 환자 250명이 참여했다. 각 환자에 대해서는 치료 및 레보도파 일일 복용량, 질병 중증도 데이터가 수집됐다.

레보도파 또는 L-도파는 도파민의 생합성 시 생성되는 중간물질로, 파킨슨병,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야기된 신경계 손상에 따른 증후성 파킨슨증 및 망간 중독 치료에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과 자주 동반된다”며 “파킨스병 환자에게 레보도파 용량과 렘수면행동장애 증상 사이에 중요한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신홍범 대한수면의학회 정도관리위원장 코슬립수면클리닉 대표원장은 렘수면행동장애에 대해 "퇴행성 뇌질환의 초기 단계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에서 하는 말이나 행동을 현실에서 옮기는 수면장애이다. 파킨슨병, 치매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진단을 통한 치료가 시급한 수면장애로 지적된다.

일반적으로 렘수면 중에는 신체 근육에 힘이 빠져 꿈 내용을 행동으로 옮길 수 없다. 다만 뇌줄기 세포가 손상됐을 경우 꿈 수면 중에도 신체근육을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렘수면행동장애가 나타난다.

신 원장은 “수면중 혼잣말, 고함지르기, 주먹질, 발차기와 같은 잠꼬대 증상과 흔히 말하는 몽유병과 비슷한 증상은 렘수면행동장애가 원인일 수 있다”며 “중년 이후 노인에게 많이 나타날 수 있고, 꿈속 행동을 옮기는 경우가 많아 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험을 줄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 치매,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신경계 질환이나 우울증, 뇌손상, 약물 남용 및 기면증 증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수면다원검사와 신경심리 검사를 통해 다른 수면질환이나 심리적 요소를 파악하고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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