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애런, 땅볼 많이 치던 내게 타격 팁 전수”

‘헐크’가 추억하는 행크 애런과의 특별한 인연

강헌주 기자 승인 2021.01.25 15:44 의견 0
1982년 내한해 삼성 라이온즈 이만수의 타격을 지도하는 행크 애런. [자료=이만수]

“왜 땅볼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느냐?” “왜 공이 뜨지 않느냐?”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미국의 홈런왕 행크 애런을 추모하며 과거 특별했던 인연을 소개했다. 애런은 1982년 내한해, 이 이사장에게 질문을 많이 하고 직접 타격 시범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행크 애런은 내한해 홈런 레이스 경쟁도 했고 국내 팀과 이벤트 경기도 벌였다. 국내 프로야구가 아직 아마추어 때를 벗지 못한 시절이었다.

이만수 이사장은 행크 애런을 AFKN TV를 통해 처음 접했다고 밝혔다. 백인선수들 틈에서 멋지게 플레이하는 모습이 멋지게 보였다고.

평소 TV에서만 보았던 애론이 내한해, 함께 홈런 레이스 경기를 펼칠 때는 그야말로 꿈만 같았다고. 그때 그의 나이가 만 48세. 나는 만 24세로 한창 혈기가 왕성하던 시기였다.

삼성그룹의 초청으로 같은 해 두 번 째 내한 했을 때는 좀더 가까이에서 많은 것을 묻고 지도를 받았다고. 무엇보다 애런의 인품과 온화한 성격이 기억에 강렬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애런은 일본야구의 영향을 많이 받던 시절 다운스윙을 하던 이 이사장에게 왜 레벨스윙을 해야 하는지 시범을 보여가며 찬찬히 설명해주었다. 땅볼을 많이 치던 이 이사장에게 볼 맞추는 포인트를 왼발 앞에 두고 치라는 팁을 주었는데 그 작은 팁 하나가 그 후 타격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그리고 강렬한 기억중 하나가 통역을 통해 계속 질문하는 것이었다고. “왜 땅볼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느냐?” “왜 공이 뜨지 않느냐?” 한번도 왜? 라는 질문을 지도자로부터 받은 적이 없던 시절이라 당황스러웠고 신기했다는 게 이 이사장의 기억.

이 이사장은 애런을 존경하는 것은 훌륭하고 뛰어난 야구 실력도 갖추고 있었지만 유니폼을 벗고 사회에 나와서도 항상 선한 영향을 사람들에게 끼치면서 한 평생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애런은 인종차별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굳건하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선수에 올랐고, 흑인 인권운동과 사회봉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었다.

끝으로, 이 이사장은 애런이 차별도 없고 아픔도 없는 곳에서 편히 쉬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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