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알콜’ 없애거나 낮추거나..코로나에 ‘홈술족’ 증가 새 풍속도

박수진 기자 승인 2021.01.14 16:09 | 최종 수정 2021.01.15 09:06 의견 0
(왼쪽부터) 하이트제로0.00, 카스 0.0, 칼스버그 0.0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주류업계가 저도수 주는 물론 무알콜·비알콜 맥주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매출 증대에 나섰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늘면서 낮은 도수의 주류가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세계 무알코올음료 시장 규모는 2016년 약 100억달러에서 2019년도 약 130억 달러로 3년만에 30%가량 성장했다. 2024년에는 17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주세법상 무알코올음료는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음료를 뜻한다.

이처럼 무알콜·비알콜 제품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주류 기업들은 앞 다퉈 해당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먼저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하이트진로음료이다. 하이트진로음료는 2012년 11월 ‘하이트제로0.00’를 출시했다. 하이트제로0.00은 지난해 1~9월까지 누적 판매량 791만캔을 달성,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3% 증가한 판매율을 보였다. 이는 전년도 연간 판매량(767만 캔)을 넘어선 수치이다.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약 5800만캔이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0월 무알콜 맥주 ‘카스 0.0’을 출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쿠팡에서 ‘카스 0.0’ 판매를 시작하며 판로 확대에 나섰다. 당시 판매 시작 7일 만에 초도 물량 5282 박스가 완판되는 등 많은 관심을 불렀다. 비알코올 맥주인 카스 0.0는 법적으로 음료로 구분되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다. 단 성인용 음료로 분류되어 성인인증을 거친 소비자들에게만 판매할 수 있다.

위스키 업체 골든블루도 지난 11일 비알코올 라거 맥주 ‘칼스버그 0.0’ 캔(330㎖) 사이즈를 국내에 출시하며 무알코올음료 시장에 진출했다. 온라인 유통망 공식 판매처인 스마트 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고 추후 오프라인 시장으로 판매처를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주류 기업들은 도수를 낮춘 제품들도 마련해 선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자사 제품 ‘처음처럼’의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낮춘 리뉴얼 제품을 출시했다. 소주 본연의 맛은 살리면서 목넘김을 더욱 부드럽게 해 처음처럼의 ‘부드러움’을 더욱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경쟁사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5월 기존 ‘참이슬 후레쉬’의 알콜 도수를 17도에서 16.9도로 낮췄다. 2019년에는 이 제품의 알콜 도수를 17.2도에서 17도로 낮춘 바 있다.

위스키 업계에도 저도수 바람이 불고 있다. 골든블루는 올해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저도수 위스키 ‘팬텀 리저브’의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디아지오코리아도 지난해 11월 저도수 위스키인 ‘더블유17’과 ‘더블유 아이스’를 리뉴얼 출시했다. 같은해 7월에는 32.5도의 ‘더블유19’와 ‘더블유 허니’를 각각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무알코올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에 높아지면서 알코올과 칼로리 부담이 없는 무알코올 음료가 소비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술 문화가 얼마큼 술을 마셨느냐에 집중했다면, 최근 젊은 세대들은 건강, 함께 시간을 보내는 분위기 등에 초점을 맞춘다”면서 “이에 따라 무알콜 제품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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