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증시 첫날 접속 폭주..KB증권 등 주문 지연에 투자자 불만도 폭발

조승예 기자 승인 2021.01.05 16:30 | 최종 수정 2021.01.05 17:59 의견 0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24조726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자료=YTN]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지난해 연말 펼쳐진 코스피 사상 최고 랠리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동학개미'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거래대금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부 증권사에선 접속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거래 주문이 지연기도 했다. 새해 첫 날 주가가 그 해 연간 주가의 '바로미터'라는 공식이 성립될 지 주목된다.

■ 개인 1조 순매수..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역대 최대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24조7266억 원으로 지난달 28일 기록한 사상 최대치(24조1978억 원)를 3거래일 만에 경신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한 거래대금은 41조3659억 원으로, 역시 지난달 28일(41조995억 원)의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새해 첫 증시가 오전 10시에 개장해 거래시간이 평소보다 1시간이 줄었음에도 거래규모는 폭증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2.47% 급등한 2944.45로 마감하며 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랠리를 지속했다. 코스피 3000선 고지를 눈앞에 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주말 미국 증시 상승 영향과 운수장비주 중심 강세 등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 출발했다"면서 "전기전자주 중심 개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사상 최초로 2900p를 상회하며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보다 뜨거웠던 것은 동학 개미의 투자 심리였다.

기관은 이날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851억 원을 팔아치웠지만 개인이 1조285억 원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도 842억 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무려 2조2000억 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 또 다시 1조원을 순매수하며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줬다.

NH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주식을 많이 사왔다. 수익이 나니까 더 자신감을 가지는 분위기"라며 "한국 증시 주도주는 반도체와 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다투는 기업들이다. 다른 나라 증시 대비 업종 포트폴리오 구성이 매력적인 게 강세 지속의 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새해 첫날 주가=연간 바로미터' 공식 이어지나

새해 첫 개장일 주가에 한 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만큼 첫 날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 연간 주가도 대체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새해 첫날 주가를 한 해 증시의 바로미터로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로 2000년부터 16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장일 지수 등락률은 11차례나 같은 방향성을 보였다.

2001년과 2003~2004년, 2006~2007년, 2009~2010년, 2012년, 2015년은 새해 첫날 주가가 올랐고 그 해 연간 수익률도 플러스를 나타냈다.

2009년에는 개장 첫 날 2.93% 상승으로 출발해 연말까지 45.39%나 올랐다. 반면 2014년은 새해 첫날 주가가 떨어진 뒤 연말 주가도 연초 첫 거래일보다 낮게 형성되며 마무리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이 같은 공식은 오히려 반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첫 거래일에 각각 2.17%, 0.01% 하락으로 시작했지만 연간 등락률은 5.6%, 21.8% 상승했다. 2018년에는 개장 첫 날 0.49% 상승했지만 연간 17.7%나 하락했다.

2019년에는 -1.52%로 시작해 연간 9.3% 상승했고 지난해에도 -1.02%로 시작했지만 연간 등락률은 32.1% 상승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저금리 환경이 지속하다 보니 투자자들이 기대수익을 높이는 데 목이 말랐던 상태"라며 "주가 강세가 지속하다 보니 새로운 투자자 자금이 많이 유입됐고 이게 다시 시장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월엔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강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증시도 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 접속 지연 복구 안내 이미지 [자료=KB증권]

■ KB증권 등 일부 증권사 주문 지연에 소비자 불만

새해 주식 시장 첫 거래일 접속자가 몰리면서 거래가 지연되는 등 곳곳에서 시스템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일부 증권사에선 조회 및 매수·매도가 몇 십분간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KB증권은 개장 직후인 오전 10시 경부터 10분간 온라인 시스템 접속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KB증권'이 상위권에 노출되기도 했다.

일부 투자자는 이 시간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 로그인에 실패하거나 어렵게 접속이 됐지만 잔고 조회와 거래 주문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KB증권 관계자는 "온라인 매체 접속자 폭주로 인해 접속이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했으나 긴급 조치로 정상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에서도 오전 10시부터 1시간가량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나무'에서 주식 잔고 조회, 주문 등 일부 업무가 지연돼 투자자들이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 투자자는 "보유하고 있던 종목이 20% 이상 올라서 팔려고 했는데 증권사 시스템이 먹통이 되는 바람에 매도 타이밍을 놓쳐 주가가 쭉 내려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 개장일에는 다른 증권사들도 렉이 심하다. 트래픽이 폭발하면 어쩔 수 없다"면서 "서버를 아무리 증설해도 트래픽이 초과되면 중간에 죽는 네트워크 장비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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