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클리닉] 한국인에 맞는 인공관절 수술이 따로 있다?

김성원 기자 승인 2020.12.25 09:00 의견 0
25일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이 3D프린팅과 3차원 시뮬레이션 수술기법을 통한 인공관절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한국정경신문]

[보건복지부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고용곤 병원장] 퇴행성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 대부분은 한 번쯤 인공관절수술을 고민하게 된다. 퇴행성관절염은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데다 만성무릎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퇴행성관절염은 여성들에게 주로 나타나는데 임신과 출산, 폐경 등을 겪으면서 연골이 약해지고 골밀도가 차츰 낮아지는 것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무릎관절증(퇴행성관절염)으로 진료 받은 환자의 69.8%가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퇴행성관절염 환자 10명 중 7명은 여성인 셈이다.

퇴행성관절염은 통상 체중 부담을 많이 받는 무릎에서 주로 발생하고 증상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뉘는 것이 특징이다. 그 진행 정도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도 다르다. 무릎에서 국소적인 통증이 느껴지면 초기, 참기 어려운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면 중기로 분류된다.

만약 퇴행성관절염이 말기까지 진행됐다면 인공관절 수술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이미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진 상태에서 약물이나 주사 치료 등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는 탓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기존 연골을 대신 인체에 무해한 관절을 삽입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돕는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인공관절수술이라고 모두 다 같지 않다는 점이다. 나이나 성별, 심지어는 인종에 따라 필요한 인공관절수술이 다를 수 있다. 기존의 인공관절수술은 서양에서 개발된 만큼 동양인의 특성에 최적화된 수술법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동양인의 신체적 특성을 반영한 인공관절수술이 개발되면서 이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이 약 1000명(여성 825명, 남성 150명/ 총 975명)의 방대한 무릎 MRI 데이터를 분석해 밝혀낸 사실(2018. Gender differences in morphology exist in posterior condylar offsets of the knee in Korean population, KSSTA)에 의하면, 한국인의 무릎 후방 PCO(과대각)가 성별에 따라 형태학적으로 차이가 났다. PCO(Posterior Condylar Offset)는 쉽게 말해 ‘무릎 뒷부분 공간’을 의미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대퇴골 뒷부분, 이 PCO가 서양인에 비해 확연하게 크기 때문에 기존의 인공관절수술(인공관절전치환술)은 한국인 환자 치료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의 무릎 PCO는 서양인보다 커 서양인의 무릎에 맞게 제작된 인공관절을 삽입하면 수술 후 무릎을 구부리는 각도가 작아지게 된다.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은 없앨 수 있지만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일은 어색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수술방법이 바로 ‘맞춤형 3D 인공관절 수술’이다. 이 수술은 환자 개인에게 적합한 맞춤형 인공관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수술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합병증 우려도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인공관절수술과 관련한 기존의 많은 연구들이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돼 한국인 등 아시아인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난제가 있었다. 이제는 3D프린팅과 3차원 시뮬레이션 수술기법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수술을 받게된 만큼 환자들의 만족도 역시 크게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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