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N기자] 여전히 톤플러스에 머무르고 있는 LG 톤프리 무선이어폰

이상훈 기자 승인 2020.10.26 16:03 의견 4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LG전자가 26일 블루투스 무선이어폰에 능동형 소음감소(Active Noise Cancellation, 이하 ANC) 기술을 더한 ‘톤 프리(TONE Free)’ 이어폰을 출시했다. 성능에 대한 얘기는 차치하고 출시가격을 먼저 확인해봤다.

이 제품의 출하가는 21만9000원이다. 여기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21만원이면 삼성 갤럭시 버즈 라이브(19만8000원)보다 비싸고 글로벌 음향 기업 하만 산하 프리미엄 이어폰인 AKG N400(22만9000원)과 비슷하다. 현재 블루투스 완전무선 이어폰 시장에서 LG전자 톤 프리의 인지도가 미미하다. 다소 가격이 비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실제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품질에 대해서는 만족하지만 가격은 '비싸다'는 의견이 많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후발주자라는 상황을 고려하면 비싼 가격에 책정됐다는 지적이다.

LG전자는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이 막 성장하던 시기에 넥밴드 타입 블루투스 이어폰 '톤플러스' 시리즈로 대성공을 거뒀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 NPD의 조사에 따르면 톤플러스 시리즈는 미국 블루투스 헤드셋 시장에서 2014년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판매량 1위를 차지하며 블루투스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유지했었다. 하지만 LG전자는 완전무선 이어폰(TWE)으로의 변화에 뒤늦게 대응해 과거와 같은 성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26일 정식 출시된 'LG 톤프리' 무선 이어폰(자료=LG전자)

무선 이어폰인 톤플러스-톤프리와 비슷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과거 LG전자는 피처폰이 잘 팔린다는 이유로 스마트폰에 늦게 진입했다. 결국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0%대에 머무르고 있다. 피처폰과 넥밴드 이어폰이 잘 나가던 시기에 현실에 안주하고 혁신을 미룬 결과는 가혹했다. 

음향 시장에서 이어폰은 일종의 '감성'의 영역에 속하는 제품이다. 수치적으로 완벽한 재생 주파수 대역을 제공한다고 소비자들이 만족하지 않는다. 저마다 선호하는 사운드 영역이 있고 저마다 '주관적'으로 음질을 평가한다. 디자인과 착용감, 이용 편리도도 제품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이어폰 시장에서 명품이 된다는 것은 소리보다 만듦새 그리고 인지도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볼 때 LG전자의 톤프리는 과거 톤플러스 시절보다 인지도가 한참 떨어진다. 후발주자인 탓인지 디자인과 이용 편의도에서도 차별화된 모습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데도 가격은 에어팟2나 갤럭시 버즈 라이브와 유사한 수준으로 출시하고 있다. 

톤프리 이어폰이 이전 톤플러스 시전의 인기를 꾀하기 위해서는 톤플러스의 성공 방식을 답습하면 될 듯하다. 먼저 저렴한 '가성비' 모델을 출시해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좀 더 사양을 높인 고급 모델을 출시해 판매량을 늘리는 것. 톤플러스가 성공 방식이다. 그런데 지금의 톤프리는 사용자 수는 많지 않고 비싼 가격표만 고집하는 듯한 인상이다. 

명품(名品)이나 명기(名機)에 대한 평가는 오롯이 소비자의 몫이다. LG 벨벳에 대한 소비자 불만 상당수가 가격과 관련된 것이었다면 그 불만의 원인과 현재 제품의 가치를 냉정하게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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