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감] 부산·대전·광주 e스포츠 경기장 부실 우려..이상헌 의원실 "내실 따져야"

김진욱 기자 승인 2020.10.22 10:31 의견 0
부산 서면 피에스타에 만들어지고 있는 e스포츠 상설경기장 공사 현장.(자료=이상헌 의원실)

[한국정경신문=김진욱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하고 있는 ‘e스포츠 상설 경기장 구축 사업’이 부실 추진되고 있다는 질책이 나왔다.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사업이 엉망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완공 시기를 늦추더라도 내실 있게 사업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문체부는 지난 2018년부터 e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하고 지역 e스포츠를 진흥하기 위해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전국에 구축하기로 하고 콘텐츠진흥원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공모를 통해 현재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부산, 대전, 광주다. 사업은 선정도시별로 진행되고 있다. 설계·발주·사업자선정이 지역 정보산업진흥원에서 맡아 추진하고 있는 것.

3곳의 e스포츠 경기장은 당초 올해 6월 30일 완공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3곳 모두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그나마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곳은 부산이다. 부산은 설계범위가 증가하고 건축 허가 절차가 지연돼 사업이 늦어지고 있으며 올 11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주 조선대 해오름관에 만들어지고 있는 e스포츠 상설경기장 공사 현장.(자료=이상헌 의원실)

광주는 경기장 구축장소인 조선대학교 해오름관 사용과 관련해 대학 측과 협의가 지체됐다. 대전은 설계용역이 유찰되고 정밀구조 안전진단 추가에 따른 일정이 지체되고 있다. 광주와 대전 모두 올해 말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상헌 의원실이 현장 조사를 한 결과 3곳 모두 알려진 것 보다다 완공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대전은 경기장으로 쓰일 공간의 내부를 철거만 해둔 수준이다. 광주는 방송 및 음향 시설 등을 설치할 곳은 텅 비어 있다. 주 경기장 무대 공간은 기존 시설 그대로인 상태로 공사의 흔적은 발견할 수조차 없다.

부산은 세 곳 중 그나마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도심 한복판 건물 고층이기 때문에 낮 시간대엔 크레인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연내 완공이 어려워 보이며 완공하더라도 날림 공사가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더 있다. 통상 e스포츠 경기장은 방송시설까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턴키방식’(일괄설계시공)로 진행한다. 하지만 세 곳 모두 인테리어·전기·소방·공조·철거 등 분리발주로 진행 중이다. 시공자 간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공조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e스포츠 상설경기장 공사 현장. (자료=이상헌 의원실)

설계사업 진행도 문제다. 세 곳 모두 공모를 통해 건축사무소를 설계사업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선정된 건축사무소는 e스포츠 경기장 구축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반 건축사무소들이었다. e스포츠 경기장의 방송 특성 및 시스템과 이해도가 낮아 제대로 된 예산 분배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부산은 방송시스템 구축에 16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e스포츠 방송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최소 30억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상헌 의원은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 사업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예산 부족, 비전문성 자문·선정위원 문제로 이미 지적된 바 있다. 그러나 구축 현장을 확인해보니 나아진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고 오히려 우려만 늘었다"며 ”콘텐츠진흥원은 완공 시점을 늦추더라도 구축 사업 상황 전반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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