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악사손보 13년 만에 다시 품을까..예비입찰 단독 참여

조승예 기자 승인 2020.09.22 15:40 의견 0
교보생명 본사 전경 (자료=교보생명)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교보생명이 프랑스 악사(AXA)그룹의 자회사인 악사손해보험 예비입찰에 나서면서 13년 만에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매각주관사 삼정KPMG가 진행한 악사손보 예비입찰에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매각대상은 악사그룹이 보유한 악사손보 지분 100%다.

당초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카카오페이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종적으로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교보생명이 악사손보를 인수하게 된다면 지난 2007년 교보자동차보험을 악사그룹에 매각한 후 13년 만에 되찾게 된다.

악사손보는 국내 최초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출시한 온라인 전업 보험사다. 2000년 코리아다이렉트로 설립해 2001년 교보생명이 인수했다. 2007년 프랑스계 악사그룹에 매각되면서 교보악사자동차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9년 현재 사명으로 재출범했다.

교보생명은 이번 악사손보 인수를 통해 온라인 생보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교보생명이 최종 인수에 나설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악사가 자동차보험에 집중된 상품 포트폴리오와 계속된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 매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손보사 면허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외에 악사 인수의 실익이 별로 없다"고 평가했다.

악사손보의 총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67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높은 손해율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말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이 84%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심각하게 악화되면서 38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4.8%으로 적정손해율 78~80%를 크게 웃돌았다. 상반기 보험료 수입은 손해보헙업계 12위를 기록했다.

교보생명 주식 풋옵션 행사가격을 두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간 갈등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 회장과 FI간 풋옵션 가격 격차는 8000억원 정도다. 이같은 상황에서 교보생명이 악사손보 인수에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M&A 시장에서 거론되는 악사손보의 예상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이다. 최근 시장에서 손보사 M&A 거래가 보통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약 0.7~1.1배 수준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악사손보의 예상 매매가는 1700억~19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악사손보를 인수하게 되면 손쉽게 손해보험 라이선스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면서도 "2000억원을 지불하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고민해봐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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